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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적 아파트시장 교란행위 두고만 볼텐가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부동산시장 교란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이 지난 7일부터 시작돼 향후 100일 동안 펼쳐진다. 중과세 등의 고단위 처방에 이어 정부가 특별단속이라는 칼을 꺼내든 것이다. 거래질서 교란, 불법 중개, 재건축·재개발 비리, 공공주택 임대 비리, 전세 사기 등이 경찰청의 중점 단속 대상이다.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도 지난 4월 전주지역 아파트 분양권 및 거액 프리미엄 불법 거래에 대해 고강도 수사를 벌였지만 어쩐 일인지 지금껏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행정조치나 단속행위 등은 으레껏 무슨 일이 터지고 난 뒤에야 법석을 떤다. 이른바 뒷북치기인데 물고기가 다 빠져나간 뒤 그물을 던지는 것처럼 마뜩치 않다.

전주지역도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약탈적 시장 교란행위가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 못지 않게 핫한 지역이다.

“신규 아파트 세대 당 5000만원에서 최고 1억원까지 웃돈이 붙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전주 효자동 효천지구의 경우 공급면적 108㎡가 지난해 입주 당시 3억 2030만원이었던 것이 1년만에 4억 3000만원에 거래됐고, 웃돈 5000만원이 붙었던 서신동 바구멀 재개발 아파트도 최근 입주 이후 입주권에 대한 웃돈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송천동 에코시티 아파트도 입주 이후 6000~8000만원씩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전북일보 보도내용 인용)

지난해 12.16 수도권 부동산규제 대책이 나오자 지방에 투기자본이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서울 대전 등 외지 투기세력이 버스를 대절해 마치 백화점 쇼핑하듯 전주의 신규 아파트를 10채, 20채씩 사갔다. 가격이 오른 뒤 빠져나가는 기획투기이자, 약탈적 시장질서 교란행위이다. 이 때문에 새 아파트는 수천만원씩의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물량이 적은 40~50평형대 아파트는 2억원대 웃돈까지 붙었다.

문제는 투기자본은 프리미엄을 챙긴 뒤 빠져나가고, 바톤터치하는 우리 지역의 실수요자가 그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데에 있다. 한번 오른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다고 자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 한때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가격을 할인 세일한 적도 있다.

전주지역 주택보급률은 113%나 된다. 지난 10여년 새 전주 인구는 65만명 선으로 제자리걸음이지만 새 아파트는 2만 5000여세대가 공급됐다. 혁신도시 5518세대, 만성지구 4583세대, 에코시티 8109세대, 효천지구 4436세대가 모두 완판을 거듭하며 소비됐다. 재건축 재개발단지 아파트도 2014년부터 2018년까지 2599세대가 공급됐다.

현재 공사중인 재건축 재개발단지 아파트도 4개지구 4955세대에 이르고, 추진중인 재건축 재개발단지 아파트 역시 9개지구에서 1만1060세대나 된다. 서신동 감나무골(1986세대)은 포스코건설과 한라건설이, 중노송동 기자촌(2225세대)과 덕진동 하가지구(1828세대)는 각각 영무건설이, 효자주공3단지(2236세대)는 롯데건설과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수요공급의 원리가 파괴되고, 주거공간의 입지적 조건이 무시되는 기형적 아파트시장이 만들어진 건 불행이다. 특히 전주 같은 살기 좋은 곳이 약탈적 투기 대상이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떴다방이 판치고, 미등기 전매 투기꾼이 기승을 부리며 세금탈루가 우려된다고 지역언론이 수도 없이 외쳐댔지만 민선 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지방의원 누구 하나 관심을 보인 적이 없다.

투기자본의 약탈적 행태, 프리미엄을 노린 묻지마 투자, 가격 거품, 거래질서 교란, 실수요자 피해 등 사회 경제적 병리현상은 그냥 놔두선 안된다. 수도권만의 문제도 아니다. 지속적인 고강도 단속과 개선대책이 실수요자와 서민을 보호하는 길이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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