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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아동학대 사망, 촘촘한 방지책 세워야

지난해 말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 학대 사망사고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익산에서 또다시 영아 폭행 사망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설 연휴에 전해진 생후 2주밖에 안 된 갓난아기의 잔혹한 학대 사망사고 소식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갓난아기가 분유를 토해서 때렸다는 20대 부부의 자백에는 말문이 막힐 뿐이다. 과연 부모로서 자격이 있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들 부부는 처음엔 “침대에서 떨어졌다”며 거짓으로 둘러댔다. 그러나 아기가 쭉 늘어졌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얼굴에서 다수의 멍 자국이 발견됨에 따라 경찰이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폭행 정도와 학대 기간·방법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이들 20대 부부는 지난해 한 살 터울의 첫째 딸을 학대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딸 아이는 부모에게서 격리돼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패륜적 범죄는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정인이 사건 이후에도 10살 조카를 욕조에 넣고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가 구속됐다. 이들은 친모가 직장 문제 등으로 맡긴 조카를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때리고 학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 구미에서는 친모가 2살배기 여아를 빌라에 남겨둔 채 이사를 가버려 아이가 사망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발견 당시 아이의 사체는 부패가 진행돼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친모는 지난달까지 버젓이 아이의 양육수당과 아동수당을 챙겨왔다.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비등하면서 방지법안이 마련됐다. 지난달 8일 자녀체벌 금지를 담은 민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 의식과 관심도 높아졌다. 설 연휴기간 중요범죄 112 신고는 작년보다 줄었지만 아동학대 신고는 배 가까이 증가했다. 아동학대 신고가 하루 평균 47건으로, 지난해 24건보다 96% 정도 늘었다.

하지만 아동학대의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학대가 주로 가정 내에서 가족이나 친족에 의해서 자행되기 때문이다. 법과 제도뿐만 아니라 아동학대의 사각지대에 대한 보다 촘촘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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