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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난리법석

백성일 부사장 주필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선출된 대표를 보면 그 지역 주민들의 수준을 알 수 있다. 그게 정치적 민도다. 대통령을 직선제로 선출하고 지난 1991년 지방자치제 부활로 민선시대가 열리면서 주민들의 선거참여가 부쩍 늘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치를 바라보는 안목이 비판적인 시각으로 뒤바꿔지고 있다. 그러나 각종 선거결과가 이성적인 판단 보다는 거의 지연·혈연·학연에 의한 지역연고주의 내지는 감성투표에 기인한 것이어서 아이로니컬 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지세력 간에 살풍경이 펼쳐진다. 이미 지방선거에 나설 대진윤곽이 현역을 중심으로 거의 드러났다. 도지사·교육감·시장·군수·도의원·시군의원 등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그 나물에 그 밥 같다. 시 지역은 단체장과 도의원 후보 간의 경계가 명확하지만 군 지역은 군수나 도의원을 한두 명 뽑기 때문에 모호하다. 군은 도의원들이 군수의 잠재적 경쟁자라서 각종 행사 때마다 보이지 않게 신경전을 펼친다. 행사 때마다 아예 도의원을 초청하지 않거나 설령 초청해도 인사소개를 빼거나 마이크 잡을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간 선거를 자주 치르다 보니까 도시나 농촌 모두가 선거전문가를 뺨칠 정도의 선거꾼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들은 실전경험이 풍부해 표 성향을 분석해서 자기편으로 끌어모으는데 이골나 있다. 선거꾼이 거의 직업이 되다시피 했다. 특히 시 지역은 시장 주변에서 꿀단지 맛을 본 문화권력자들이 꿀통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편 가르기에 열중이다. 이들은 각종 보조사업에 빨대를 들이대고 특혜를 누려와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문제는 현직자 캠프에서 편 가르기를 지나칠 정도로 하면서 반대자에게 불이익을 안겨주는 것이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영란법 때문에 경조사비가 제약을 받지만 5만원권이 나오면서 알게 모르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이 나간다. 선거구민 애경사 때 최소 5만원 이상은 챙겨줘야 하고 때로는 그 이상을 주는 경우도 있다. 만약 이걸 소홀히 했다가는 금방 입방아에 올라 잃는 게 엄청나다는 것. 농촌은 거의 경로당을 중심으로 동고동락하기 때문에 입뉴스가 무섭다. 누가 더 친경로당 후보냐에 따라 표심이 갈리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표를 찍을 때마다 후보자와 자신의 이해관계를 염두에 둔다. 시·군청이 돈과 정보를 거의 장악하기 때문에 어떤 후보를 밀어야 내가 좋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다. 후보마다 다양한 공약을 내걸지만 실상은 누가 더 내밀하게 이해관계를 폭넓게 맺어 두느냐가 중요하다. 코로나19로 건설업체나 자영업자들이 경영난 악화로 부도위기에 내몰리자 내년 선거를 생존전략의 출구로 여기고 있다. 선거꾼들이 자신의 호주머니를 챙기려고 불 탈법을 교묘하게 부추겨 그 어느 때보다 돈 선거 유혹이 남아 있다.

지금 전북은 돈과 사람이 모이지 않아 가장 살기가 힘든 곳이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문성 있고 정치력 있는 인물을 시장·군수로 뽑아야 한다. 꽃 피는 춘삼월에 벌써부터 지방권력을 장악하려는 수 싸움으로 난리법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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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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