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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디자인 추동할 ‘지평선 시즌 2’를 제안한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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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객원논설위원

민선 단체장 시대가 개막된 뒤 자치단체들이 가장 먼저 빼내든 게 CI(Corporate Identity) 작업이었다. CI는 기업의 이미지 통합 작업을 이르는 말인데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하는 이른바 경영전략 가운데 하나다.

자치단체들이 CI에 주력한 것은 자치단체도 기업처럼 경영마인드를 접목시켜 서비스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이다. 지역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부각시킨 브랜드와 슬로건, 로고에 주력했다.

민선 이후 또하나 달라진 게 있다. 지역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작품이나 의상, 제품, 건축물 등이 실용성과 미적 모습을 갖추도록 도안하고 설계하는 걸 뜻하지만 이젠 사람도, 지역도 디자인하는 시대가 됐다.

디자인의 중요성은 삼성 이건희 회장이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바꾸라”는 신경영을 선언할 이미 강조했던 가치다. “자기 개성의 상품화, 디자인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남이 흉내낼 수 없는 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일류 경쟁력 확보의 지름길이다.”

자치단체에겐 지역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가 경쟁력을 담보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하겠다. 필자의 고향은 김제다. 출향인사들이 김제를 찾을 때마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김제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는 것이다. 무주 고창 부안 군산 등은 민선 이후 새롭게 변모돼 있는데 김제의 시가지 모습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평을 내놓는다. 도로와 인도, 건물, 간판, 표지판 글꼴, 로터리, 각종 조형물, 시가지 동선 등은 후지고 촌스럽다(전북디자인센터 Y, 원광대 미대 K교수)

김제야말로 도심재생을 통해 미적 가치를 창출하고 시가지를 새롭게 디자인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디자인은 기업에겐 고객, 자치단체에겐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지역 디자인의 성공사례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전주 한옥마을을 꼽을 수 있다.

김제는 전주와 익산, 군산 등 큰 도시의 배후지역이다. 일과시간이 끝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밤이면 적막하다. 코로나 시국이 아니어도 그렇다. 이 뺄셈현상을 어떻게극복할 것인지가 숙제다.  

대안은 큰 도시 배후라는 약점을 강점으로 돌리는 일이다. 그 중의 하나로 ‘호수정책’을 꼽을 수 있다. 김제에는 금산사 아래 금평저수지와 금구의 대율저수지, 만경의 능제저수지 등 비교적 규모가 크고 깨끗한 호수자원이 3곳이나 있다. 각기 지리적, 지형적 특성을 살린 아이템을 개발한다면 부가가치도 높이고 인구 유입효과도 거둘 수 있다.

충남 금산면 추부면의 ‘하늘물빛정원’은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장산저수지에 조성된 관광농원과 팜스테이가 그곳인데 관광과 공연, 쉼터, 지역특산물 판매의 다목적 기능  공간이다.

아울러 보다 파격적인 귀농 귀촌정책, 랜드마크 전망대, 시내 진입도로에 쌀을 상징하는 이팝나무 식재 등이 모두 지역 디자인의 검토 대상들이다.

‘대한민국 5년 연속 대표축제’로 선정된 김제 지평선축제는 훌륭한 자산이다. 지평선 은 우수 브랜드로 선정됐고 지평선 하면 김제를 떠올릴 만큼 홍보도 잘 돼 있다. 이젠 지평선이란 브랜드로 지역을 팔아 주민이익과 지역발전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오직 한 곳! 김제로 오세요’ 김제시의 이 슬로건이 무색하지 않도록 지역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과제다. ‘지평선 시즌 2’라는 이름으로 지역 디자인을 새롭게 구상한다면 연속성과 정체성, 브랜드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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