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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쇼핑

백성일 부사장 주필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대전과 광주권의 세력이 갈수록 확대돼 전주시의 시세가 약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전주가 독자적인 상권을 형성해 자금 역외유출현상이 심각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대전 광주에 대형유통시설이 들어서면서 원정쇼핑객이 늘어나 상권이 위축되고 있다. 심지어 1시간 권에 있는 충남 부여읍 롯데아웃렛을 찾는 쇼핑객이 늘어나 자존심이 상할 정도다. 전주시가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대형 유통시설 입점을 막아버린 것이 원정쇼핑으로 이어지게 했다. 이 때문에 기존 유통시설과 로드샵마저도 장사가 안돼 아우성이다.

전주에 명품을 파는 고급백화점이 없어 KTX를 이용해서 서울 백화점으로 빠져 나가고 있다. 심지어 젊은이들은 주말에 신촌의 홍대거리나 강남 유흥가를 나돌면서 쇼핑까지 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젊음을 발산하고 낭만을 구가하는 새로운 쇼핑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젊은층들은 발품만 잘 팔면 교통비 등 경비도 건질 수 있다면서 쇼핑도 하고 문화도 함께 즐기는 이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는 것이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은 익명성이 보장되고 명품을 믿고 구입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서울 신세계·롯데·현대·갤러리아백화점을 즐겨 찾는다. 이들은 명소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전주에서 맛 볼 수 없는 맛 좋은 음식을 다양하게 즐기면서 부부간에 쇼핑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갈수록 명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쇼핑패턴이 차츰 서울 백화점으로 쏠리고 있다. 웬만한 맞벌이들도 서울 가서 물건 사는 것을 별로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전주 롯데백화점의 명품이 별로고 상품 질도 떨어져 서울가서 살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왕이면 믿고 명품도 사고 다양한 문화까지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로 발길을 돌린다는 것.

지난해 6월 26일 대전 유성구 용산동에 개점한 현대백화점 대전 프리미엄 아웃렛을 찾는 전주사람들의 발길도 부쩍 늘었다. 전주나 익산에서 고속도로로 1시간이면 가기 때문에 주말이 아니어도 평일에도 많이 찾고 있다. 3000억을 들여 오픈한 이 프리미엄 아웃렛은 영업매장이 1만6210평으로 넓고 메이커가 다양하게 입점해 있어 만족도를 높여 주고 있다. 특히 각종 어린이놀이시설까지 갖춰 놓아 가족 단위 젊은 쇼핑객을 유인하고 있다. 전주에는 코스트코가 없어 드라이브를 겸해서 대전까지 가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 순창·고창·남원·정읍에서도 광주로 쇼핑가는 사람들이 많다.

부여읍 롯데아울렛 점주들은 전주나 익산 등 전북에서 오신 손님들이 많다면서 이들이 매상을 많이 올려주는 반가운 손님들이라고 말한다. 뜻 있는 시민 가운데는 전주시가 대형 유통시설 진입을 막은 게 결국은 원정쇼핑객을 많게 만들었다면서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틀어 막는다고 골목상권을 부활시킬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지금이라도 전주시는 (주)자광이 2조5000억원을 투자해서 500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는 대한방직터개발사업을 추진하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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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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