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필수 식품으로 각 나라의 경제적·문화적 기반이었다. 이탈리아 로마에는 소금을 내륙으로 나르던 ‘살라리아 가도’(소금의 길)가 있고, 고대 그리스에서는 노예의 몸무게 만큼 소금을 값으로 치르는 화폐로 쓰였다고 한다. 소금은 과거 전 세계적으로 국가가 관리하는 전매품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 초 나라에서 소금 생산을 관리하는 전매제도가 처음 도입된 뒤 1961년 12월 30일 ‘염전매법’이 폐지되면서 제염사업의 민영화가 이뤄졌다.
부안군 진서면 곰소리 곰소 염전은 전국 최상의 품질을 인정받는 천일염 생산지다. 국내 천일염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에 불과하지만 조석 간만의 차가 큰 곰소만에서 생산되는 곰소 천일염은 순도가 높고 몸에 좋은 송화가루가 함유돼 다른 지역 천일염보다 미네랄이 10배 정도 풍부한 고품질 천일염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바닷물을 끓여 소금(화염)을 만들다가 해방 이후부터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는 곰소 염전에서는 매년 4월에서 9월 사이 천일염이 생산된다. 적당한 햇볕과 바람이 부는 5~6월이 가장 피크다. 곰소 천일염은 연간 7~8만 포대(20㎏ 들이, 14톤~16톤) 정도가 생산되는데 인력 부족 등으로 생산량이 줄고 있는 추세다.
곰소 염전은 관광 코스로도 인기다. 부안군 진서면 운호리 왕포마을에서 곰소항을 거쳐 곰소 염전을 둘러보는 부안 마실길 7코스는 ‘곰소 소금밭길’로 이름 지어져 관광객들을 맞는다. 부안 변산 마실길의 곰소 염전 유래 안내판에는 ‘일제 말기 연동마을에서 호도(범섬)과 웅연도, 작도를 연결하는 제방을 축조하면서 염전이 형성됐으며, 45㏊의 드넓은 염전에서 생산된 소금은 무기질이 풍부한 식품으로 담근 젓갈이 유명하다’고 적혀 있다.
2년전 TV 연예 프로그램에서 유명 연예인 유재석 씨가 곰소 염전에서 천일염을 생산하는 체험 현장이 방영된 뒤 곰소 염전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줄긴했지만 곰소 염전은 여전히 가족단위 관광객과 사진 애호가들이 즐겨찾는 공간이다. 주말이면 전국에서 수 백명의 관광객들이 곰소 염전을 찾으면서 주변 격포 채석강과 적벽강, 내소사 등 부안군 주요 관광지의 관광객도 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3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염수가 한 달 또는 6개월, 4~5년 안에 우리 바다에 유입된다는 주장이 난무한다. 예상하는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오염수 유입은 기정사실로 수산물과 함께 소금 걱정도 제기된다. 수산물 없이는 살아도 소금 없이는 못산다는 말도 나온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언젠가 고품질 천일염 생산과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곰소 염전에 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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