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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없는 지역 의제 과감히 정리해야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2019년 대비 전북의 경제력 지수를 17위로 발표했다. 전국 꼴등이다. 최근 인구 180 만도 무너졌다. 전북인의 자긍심을 송두리째 흔드는 결과이다. 하지만 누구도 책임지는 지도자가 없다. 지역 민주당과 주요 정치인들은 내년도 대선과 지방 선거를 겨냥한 페이퍼 동원 당원 모집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전북의 현안 중에는 ‘제3 금융 중심지 지정’과 ‘군산 조선소 재가동’이 있다. 이 두 의제에 대한 절실함에 응답한다면 좋은 일이지만 상황은 전혀 아닌데 헛힘만 쓰고 있는 것은 아닌 지 의문이다. 차라리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확실하게 인정하고 새로운 의제를 발굴하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정치적 책임의 문제가 따르기 때문인지 몰라도 누구도 냉정한 현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현재 1·2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서울이나 부산도 아무런 내용이 없고 특히 부산 지역은 의혹의 눈길로 제3 금융중심지 지정 논란을 바라보며 사사건건 노골적으로 비토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연금공단 글로벌 기금관 준공식의 총리 방문과 연설에 대해서도 현실과 동떨어진 정치적 행위와 수사라며 맹폭을 가했다.

지방 자치 30여 년의 세월 동안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터득한 지혜는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미사여구를 동원해 전북을 배려한다고 외쳐도 중앙 정부가 전북을 책임지거나 먹여 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북에 오는 것은 인구 기준에 근접하는 2%-3% 예산을 넘지 못한다. 이미 180만 인구도 속절없이 무너진 전북에서 중앙정부에 주요 사업에 대한 예산 증액과 속도전을 이야기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용역 결과 “경제성이 없다”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답변뿐이다. 선거 시기 시기 필요할 때마다 “해주겠다. 노력하겠다”는 수사에 현혹되어 낡은 의제에 힘을 집중할 일이 없는 것이다. 뒤틀린 국책 사업은 정부에 맡기고 진행을 감시하면 된다. 차 떠난 지 오래인데 여전히 짝사랑하며 돌아오라고 외치고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현대 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의제도 마찬가지이다. 한 번 떠난 공장이 되돌아온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언제까지 기적만 바라보며 허송세월 할 수 없다. 새로운 아이템 발굴로 다른 대안을 실질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다.

제3 금융 중심지 지정은 더욱 어려운 난제이다. 이미 2019년 용역 결과는 비관적이었다. 또 다른 금융중심지 지정은 국가 자원 낭비라는 발언도 있었다. 오직 국민연금공단에 의지해서 금융 중심지 지정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이다. 제1이나 제2인 금융중심지도 이렇다 할 투자가 거의 없고 말뿐인 현실에서 제3 금융중심지를 인프라도 없는 곳에 지정을 요구하는 것이 정치 논리 외에 설득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지정 10년이 지난 부산조차도 수출입은행 유치 등이 겉돌고 있고 금융중심지 지정이 형식적이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는 와중에 제3 금융중심지로 얻을 것이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보고 판단해야 한다. 제3 금융중심지 지정과 관련하여 농협 유치론이나 전남 사학연금, 제주의 공무원연금공단과 연계론 등을 주장하는 것도 사금융인 농협을 어떻게 전북에 유치하자는 것인지 구체성이 없고 각종 연금은 통합되기 전에는 협력이 어려운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의제에 목을 매며 하는 희망 고문을 끝내고 새로운 의제 발굴과 추진에 힘을 모아야 한다.

제3 금융중심지는 공단을 중심으로 인프라를 구축해나가는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힘을 비축하여 새로운 의제 발굴에 힘을 쏟고 새롭게 전북을 디자인하는 것이 바른 길이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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