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 동태평양에 19개의 섬으로 이뤄진 갈라파고스 제도(Galapagos Islands)는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불린다. 깨끗한 환경으로 고유종(固有種)의 생물이 많기 때문이다. 1535년 처음 발견된 이 섬들에는 바다거북이 많이 살아 거북을 뜻하는 에스파냐어 ‘갈라파고스’로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갈라파고스는 1835년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이 탐사한 이후 널리 알려졌다.
다윈은 갈라파고스의 섬마다 독특하게 변이를 일으킨 핀치새들의 부리 모양에 따른 진화과정을 관찰해 1859년 역작 <종의 기원> 을 저술했다고 한다. 갈라파고스 제도에는 찰스 다윈의 이름이 붙여진 ‘다윈의 아치’가 명물 바위로 꼽힌다. 자연 침식으로 가운데가 뚫려 마치 아치형 다리와 같은 경관을 뽐내며 갈라파고스 제도의 상징으로 불려왔다. 종의>
갈라파고스의 상징인 다윈의 아치가 지난 5월 17일 붕괴돼 전 세계가 안타까워 했다. 폭 23m의 아치 부분이 무너져 두 개의 기둥만 남았다. 에콰도르 환경부는 ‘자연 침식’을 붕괴 원인으로 추정했지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영향을 꼽았다. 지구온난화로 엘니뇨가 자주 일어나면서 거세진 태풍에 노출돼 침식이 빨라졌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다윈의 아치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이 홍수와 폭염, 산불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이달에만 벼락과 폭우로 200명 가까이 숨졌고, 독일·벨기에 등 서유럽에서도 최근 내린 폭우로 200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는 50도를 넘는 전례 없는 폭염과 산불로 고통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폭염이 심상치 않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2020 폭염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일수는 2016년 22.4일에서 2018년 31.5일로 증가했다. 평년(1981~2010년) 10.1일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전북에서는 올들어 지난 21일까지 폭염으로 열탈진·열경련·열사병 등 총 38명의 온열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 대규모 참사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산업화 이전보다 1도 정도 평균 온도가 상승한 지구에서 북미 지역에 50도를 넘는 폭염이 발생한 것은 기후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 세계는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감축에 총력을 쏟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14.1t이다. 자전거 출퇴근과 텀블러 이용, 페이퍼타올 대신 손수건 사용, 배달 음식 포장재 줄이기 등 일상 생활에서 조금만 불편을 감수하면 1인당 연간 1t 정도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자연이 던지는 경고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생존 문제가 된 기후위기 극복에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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