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가 50일째 네 자리수를 기록하며 좀처럼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가족간 감염을 통한 집단감염 양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민족 대이동이 예상되는 추석을 앞두고 상황이 예사롭지가 않다. 더욱이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에게도 감염되는‘돌파 감염’이 잇따르면서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살얼음판 국면이다.
김승환 교육감은 최근 이런 상황에서“아이들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 학교라며,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등교수업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상황은 아이들 삶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 학습 결손을 겪으면서 그 결과 학습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2학기 개학에 때맞춰 전북교육공동체 구성원께 드리는 서한문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학교는 어느 곳보다 코로나 상황에 체계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전면 등교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가 밝힌 이런 방침에 대해 학부모들은 동요하고 있다. 방학 전만 해도 찬성이었으나 상황이 심상치 않은 지금은 걱정이 앞선다. 유례없는 비대면 수업이 계속되며 가정에서 자녀 학습지도에 어려움을 겪은 그들이다. 오랜 시간 아이들과 부대끼며 스트레스는 물론 학습 결손에 따른 학력 저하를 고민해왔다. 2학기 전면등교 방침을 지지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추이가 방학 전보다 훨씬 심각해지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교육부는 애초 학생과 교사의 백신 접종을 방학 중 모두 끝내고 등교 수업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런데 백신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교사 상당수의 접종 시기가 9월 초로 2주간 연기됐다. 그에 따라 학기 중 교사들 수업 공백이 불가피해 짐에 따라 학교 방역은 그야말로 구멍이 뚫린 셈이다.
학교는 자기 제어가 쉽지 않은 학생들이 집단 생활하는 공간이다. 특히 초등생과 중학생은 학교뿐 아니라 각종 학원에 다니면서 밀접 접촉도가 높은 편이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 전주와 익산에서 초등생과 고등학생 확진자가 발생해 일부 학생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부안에서도 보습학원발 학생 7명이 감염돼 지역 사회가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전주에서 초등교 집단감염과 관련해 3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와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번 주 개학이 본격화되면서 교육 현장과 학부모들은 가슴 졸이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굳이 교육감이 앞장서 학교는 안전지대라며 전면 등교가 최선인 양 강변하는 것도 시선이 곱지않다. 지금은 교사의 백신접종 연기에 따른 교육 현장의 혼란과 부작용을 줄이는 게 먼저다. 이와 병행해서 학부모에게 접종 차질로 인한 학사 일정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이 순리다. 아무리 학력 저하가 걱정된다 해도 코로나 예방 활동을 통한 학생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위기 탈출의 첫 걸음은 당장 처리해야 할 선후(先後)문제를 판단하는 것이다. 김 교육감의 현실과 동떨어진 문제 의식이 그래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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