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119 환자 중 응급실에 도착 전 사망(DOA)하는 환자의 수가 전국에서 2번째로 많아 지역 특성에 맞는 응급의료환경 구축이 시급하다.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생명인데도 골든타임을 놓치거나 응급의료 시설과 인력 부족 등으로 생명을 구하지 못한다면 국민 보건의료 행정의 직무 유기나 마찬가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용호(남원·임실·순창)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5년(2016~2020년)간 전북지역 119 환자 중 응급실 도착 전 사망하는 환자 수를 보면 인구 1만 명당 65명에 달한다. 이는 경북 71명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광주광역시 9명에 비하면 7.2배나 높은 수치다. 전북지역 DOA 환자의 응급실 도착 소요시간은 최근 5년간 평균 41.9분으로 전국 평균 40분보다 높았다. 특히 세종시 24분보다는 무려 17.5분이나 느렸다.
이처럼 전북지역이 응급실 도착 전 사망 환자 수가 많은 것은 지역응급의료체계가 그만큼 열악하다는 방증이다. 무주와 장수 임실 순창 고창지역 등 응급의료시설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응급실 도착 전 사망자 비율이 높은 실정이다. 특히 응급실 도착 전 사망 환자는 10세 미만 연령층보다 80세 이상 연령층이 11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 인구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전북지역이 응급환자 구조에 매우 취약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전북지역 특성에 맞는 응급의료환경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도시와 농촌지역 간 DOA 격차를 줄이려면 지역 특성에 맞는 응급의료환경 구축이 중요하다. 응급실 도착 전 사망 환자는 단순히 시설과 인력만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자치단체와 지역 보건의료·소방기관뿐만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골든타임 내 응급실 도착 시간과 응급실 도착 전 사망 환자 수를 줄이려면 지역별 응급의료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응급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농촌지역에는 지역별로 거점 응급의료센터 구축도 필요하다. 고령자가 많을수록 응급의료 수요도 많은 만큼 정부와 자치단체는 농촌지역에 대한 응급의료환경 구축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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