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일 부사장 주필
 
   수도권 일극 체제에 따른 인구 과밀화에서 우리나라의 모든 문제가 파생되었다. 노무현 정권이 지역균형발전을 그렇게 강조했지만, 이명박·박근혜 보수세력으로 정권교체가 이어지면서 수도권 비대 현상이 더 심해졌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권이 추진했던 지역균형발전정책을 승계했지만 기득권 세력의 저항에 부딪쳐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부동산정책의 실패로 문재인 정부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지지기반이 무너졌다.
지금 대전을 중심으로 한 충청권, 대구 경북의 행정통합, 부산 울산 경남을 하나로 묶는 부울경, 광주 전남을 묶는 메가시티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메가시티 건설에서 제외된 전북을 비롯 강원 제주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다. 메가시티 건설에 파묻혀 전북의 존재감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국토균형발전을 고려한다면 이들 지역에 대한 지원도 있어야 한다는 것. 사실 전북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돼 아직도 농업사회의 큰틀을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 고용효과가 큰 기업이나 생산시설이 타 지역에 비해 빈약해 먹고 살기가 힘들어졌다.
열손가락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듯이 그간 식량기지역할을 해온 전북은 국토균형발전 측면에서 중요한 지역이다. 하지만 전체 유권자의 3.5%밖에 안되는 전북이 정치적 존재감이 약해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흐릿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전북을 자신들의 집토끼로 여기고 굳이 잡은 물고기 한테 먹이를 줄 필요가 있느냐는 식으로 가볍게 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보은차원에서 전북을 친구라고 지칭하며 도움을 줄 것처럼 약속했지만 모든 게 말처럼 안되었다. 일부 도민들은 30년 된 새만금에 기껏 태양광단지나 조성하는 게 맞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호남을 껴안기 위해 서진정책을 펴지만 선거 때마다 민주당 안방이라서 한 자릿수 득표에 그쳤다면서 진정성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 전북은 이래저래 여야로 부터 홀대를 받고 있다. 이 같이 전북이 정치적으로 찬밥신세가 된 것은 일정부분 도민들의 책임도 있다는 것. 역량있는 사람을 국회로 보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게 패착이다. 지금 초 재선 10명의 국회의원이 있지만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나타낸 의원이 몇이나 되는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여야 유력대선후보가 확정되었으나 아직 전북을 공식 방문한 후보는 없다. 광주는 여야후보가 앞다퉈 방문해 구애작전에 나섰으나 전북방문은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그 만큼 정치적 비중이 낮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의 승패가 근소한 표차로 갈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럴 바에는 전북유권자의 푯값을 한껏 치켜세워야 한다. 과거처럼 민주당 일변도로 가서 후회할 것이 아니라 충청도처럼 여야 경쟁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도민들이 찍은 표심이 수도권 향우들의 표심을 자극해서 전북 존재감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도민들의 손가락에 전북발전의 명운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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