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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라, 남원 공공의대

일러스트 = 정윤성
일러스트 = 정윤성

모처럼 만에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지역 최대 현안인 군산 현대조선소 재가동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이뤄낸 결과물 이기에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그에 비해 훨씬 우호적 환경이었던 남원 공공의대는 안갯속에 갇히면서 정치권의 자성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래 공공의대 설립 배경 자체가 남원에 뿌리를 두고 있다.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하자는 데서 출발한 것이다. 그래서 정부도 2024년 남원 개교를 결정하고 이에 따른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공공의료 인력의 부족함을 누구나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터라 법안 국회 통과는 기정사실화 됐다. 더군다나 국회 소관 보건복지위에 간사 김성주 의원과 지역구 이용호 의원까지 버티고 있었다. 여기에다 남원출신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물론 과반수가 넘는 여당 의석까지 확보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마디로 골키퍼가 없는 상황에서 문전처리 미숙으로 득점하지 못한 꼴이다.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난 지금 상황에서의 갈 길은 더 험난해 보인다. 이 법안에 대한 논의 자체가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다. 실제 야당과 의사협회 반대로 국회 상임위에 상정된 지도 오래다. 그 사이 전국 자치단체들이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각축장이 돼버렸다. 전적으로 전북 국회의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전북 홀대에 대한 정부 시각이 노골화 되면서 도민들 반감 또한 만만찮은 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남원 공공의대 보다 논의 자체가 늦었던 나주 한전공대 설치법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내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다. 지난 6월 국가 철도망 계획에서도 처음에는 누락돼 실망감을 안겼던 전주-김천간 철도망이 뒤늦게 추가검토사업으로 턱걸이하는 등 곡절을 겪기도 했다. 반면에 광주시 역점 사업인 ‘달빛내륙철도’사업은 막판 전격적으로 포함돼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이 파다했다. 정치권 무능과 행정력 부재를 질타하는 도민들 목소리가 이어졌다.

공공의대 설립 법안은 지난 2018년 9월 발의됐지만 소관 상임위에서 표류하다가 2020년 20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그 후 21대 국회가 개원되면서 전북지역 의원을 중심으로 다시 발의된 이 법안은 작년 7월 복지위에 회부된 뒤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여전히 코로나 기세가 꺾이지 않은 가운데 최일선에서 분투하는 의료진의 인내심과 체력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공공의료 인력확충 문제가 더욱 가슴에 와닿는 순간이다. 공공의대 설립은 단순히 지역간 유치다툼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라 취약한 의료서비스 체계에 대한 국가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개선하자는 취지다. 당초 설립 배경이나 명분상으로도 남원 공공의대 설립은 이런 취지에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다만 국회의원 등 정치권의 밀어붙이는 힘이 부족할 따름이다.

 

김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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