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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철새 논쟁

일러스트=정윤성
일러스트=정윤성

무소속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이 지난 7일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자 지역사회에서 그를 맹비난하는 성명이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정치 철새’ ‘변절자’ 운운하며 이 의원의 정치 행보를 강력히 성토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이 추태를 부리고 있다”면서 이 의원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평소 같으면 이 의원의 정치적 선택이 이렇게 첨예하지 않았겠지만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이기에 여야와 지역사회의 반응이 더욱 민감하다. 게다가 이번 대선에서 초박빙의 승부가 예견되면서 호남지역 현역 국회의원의 행보가 큰 주목을 끌 수밖에 없다.

사실 이용호 의원의 처음 선택지는 국민의힘이 아니었다. 지난 4.15 총선 때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내건 그는 당선되면 민주당 입당을 공언했다. 선거 공보물과 플래카드, 그리고 자신이 입은 점퍼까지도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으로 도배했다. 또 당선되면 문재인 정부를 돕겠다면서 ‘민주당 마케팅’ 전략 모드로 선거전에 임했다. 개표 결과, 민주당 이강래 후보를 2600여 표 차로 꺾고 재선 고지에 올랐다.

그렇지만 그의 민주당 입당은 허용되지 않았다. 두 차례나 민주당의 문을 노크했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지역 정치권의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호남에서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된 득표력과 정치 역량을 갖추었지만 계파 정치의 첨예한 이해관계로 민주당에서 연거푸 문전박대당하고 말았다. 이 대목에서 이 의원은 인간적인 모멸감과 비애감이 들었다고 토로한다.

결국 이 의원은 무소속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양자택일할 수밖에 없었다. 국회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지만 무소속으로는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지역 최대 현안인 남원 공공의대 설립이 대표적 케이스. 공공의대 부지 선정과 건립 예산까지 세워 놓고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표면적으론 야당과 의사단체의 반대를 꼽지만 180석을 가진 거대 민주당의 관철 의지 부족도 원인이다.

이제 이 의원의 정치적 승부수는 내년 20대 대선 결과에 달렸다. 윤석열 후보가 대권을 잡게 되면 그의 앞날은 어느 정도 꽃길이 예견되지만 실패하면 고난의 가시밭길일 수밖에 없다. 아니 정치 생명도 위태롭게 된다. 그러나 공공의대 설립 등 꽉 막힌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남원 임실 순창의 성장동력을 세워나가면 지역 유권자들에게 그의 진정성이 어필될 수도 있다. 지역 민심을 저버린 기회주의적 정치 철새인지, 아니면 지역 발전과 정치 통합을 위한 고심 어린 결단인지 전북 도민들이 지켜볼 일이다. /권순택 논설위원

권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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