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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발상지는 전라도 ‘고부’입니다

은종삼 수필가
은종삼 수필가

동학농민혁명 발상지가 ‘무장’이라니?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북일보 1월 19일 자 오피니언란에서 ‘동학농민혁명발상지는 하나다’ 라는 전민중 고창군 상하수도사업소 관리팀장의 기고문을 읽고 독자로서 견강부회(牽强附會)의 역사 왜곡(歪曲)을 그냥 넘길 수 없어 소견을 피력하고자 합니다.

새우리말큰사전(신기철 신용철 편저, 삼성출판사, 1983)에서 ‘동학혁명’을 찾아보았습니다. 조선조 26대 고종 31(1894)년에 ‘전라도 고부군’의 농민들이 군수 조병갑의 악정(惡政)에 항거하여 동학의 접주 전봉준을 선두로 관청을 습격하고 봉기하자 동학교도를 중심으로 한 농민들이 합세, 난(亂)이 전국적으로 퍼졌음.(중략) 다시 키워드 ‘전봉준’을 찾아보니 조선조 말엽 동학혁명의 지도자. 전북 ‘고부’ 출신 녹두장군이란 별명이 있음.이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또다시 국사대사전(이홍직 박사 편, 백만사, 1973)을 펼쳐보니 역시 고부 사람 고부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실임을 확인했습니다. 이미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들입니다. 대신 ‘무장기포지’는 역사 문헌에 나오지 않습니다. ‘기포’라는 말 자체도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합니다.

이는 말 할 것도 없이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는 ‘고부’라는 사실을 직시해 주고 있습니다. 다만 무장기포는 고부 봉기 후 전국적으로 혁명의 불길이 번져 갈 때 그 불길의 첫 번째 닿은 곳이란 의미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발상지라고까지 주장할 수는 없지 않은가 싶습니다.

전민중 씨는 발상지 뜻에서 큰 가치가 있어야 한다며 시대정신, 정체성, 완전한 독립 등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당연합니다. 이는 비단 무장기포지 뿐만 아니라 동학농민혁명 자체의 가치라고 봅니다. 곧 동학농민혁명 정신이 바로 시대정신이고 정체성 확립이며 완전한 독립 정신 아닙니까? 전씨는 고부 농민봉기가 조선 정부의 회유와 설득에 해산해 버렸다며 평가 절하했습니다. 누어서 침뱉기 식 표현이죠. 설득당해서 그냥 해산하고 끝난 게 아니죠. 정부가 개혁하기로 확약을 해놓고 이행하지 않아 다시 일어났지요. 바로 부안 백산 봉기죠.

모든 사건은 육하원칙의 적용을 받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을 육하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고부 사람 전봉준, 고종 31(1894)년, 고부 군수 조병갑의 악정, 고부 관청습격, 만석보(저수지) 파괴 황토현 전적지 등이 확증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고부의 당시 관아터를 비롯하여 전봉준 생가, 당시 농민혁명군이 마시던 우물, 후손 전씨 문중에서 조성한 묘지 등 확실한 유적들이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검증받고 익어진 역사적 사실들을 특정인이나 집단의 입맛대로 뒤바꿀 수 없는 일이죠.

전민중 씨는 혁명 시작의 기준은 연속성과 함께 이 사건이 포함될 경우 참여자들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느냐 아니면 격하되느냐에 달려있다고 했습니다. 참으로 해괴한 논리입니다. 동학농민혁명 사건에서 참여자들의 위상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입니까? 어떠한 논리로도 독도가 일본 땅이 될 수 없듯이 동학농민혁명 발상지가 고부 외에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은종삼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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