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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통령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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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시작됐다. 지난달 23일부터 115개국 22만6000여 명에 달하는 재외 동포들이 해외 공관에서 대선 투표에 들어갔다. SNS를 통해 올라온 내용을 보면 교통 여건이 열악한 아프리카에선 비행기와 차량 등을 이용해 온종일 걸려서 투표했다는 인증샷과 글을 올리기도 했다. 1일부터 4일까지는 선상 근무자 투표가 진행되며 4일과 5일에는 사전 투표가 실시된다. 본 투표일까지는 이제 일주일도 안 남았다. 

사전 투표가 진행되면서 대선 후보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하루에 수도권과 지방을 오가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차 범위내 초초박빙의 승부가 예견되면서 대선 후보의 입들은 더 거칠어졌다. 음모론에 색깔론, 인신공격성 막말까지 거침없이 토해내고 있다. 후보들의 도를 넘는 상대 비하나 비방을 듣고 있으면 이게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지, 무슨 골목대장 선거인지 헷갈린다.

언행은 사람의 됨됨이와 인품을 드러낸다. 하물며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인물들로서 너무 부적절한 언사가 나돈다. 더욱이 대통령은 국격을 대표하는 최고 정점이 아닌가. 그런데도 상대 후보에 대해 “같잖다” “아주 버르장머리 없다” “격 떨어지는 후진 인격의 소유자” “겁대가리 없이, 건방지게 국민에게 달려든다” 등 연일 속된 말들을 토설한다. 이런 막말은 득표에 도움은커녕 유권자의 피로감과 선거 혐오감만 조장할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입으로는 국민 통합대통령, 통합 리더십을 외치면서도 내놓는 정책은 딴판이다. 여성가족부 폐지나 이대남 지원 공약 등을 내걸며 성별 갈라치기와 젠더 갈등을 증폭시키더니 부정적인 여론이 강해지자 선거공보물에선 슬그머니 제외했다. 특히 아직도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선거에 이용하려 든다. 충청의 아들이나 충청대망론을 띄우거나 충청의 사위를 언급하는 행태는 국민 통합이 아니라 국민 분열만 부추길 뿐이다. 선거철 단골 메뉴인 색깔론도 점차 노골화된다. 반미 반일, 친북 좌파, 운동권 패거리 집단이란 말이 유세장에 횡행한다.

국가지도자로서 역사 인식도 중요하다. 이웃한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동북아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중요한 파트너이지만 여전히 우리 민족에 대한 수탈과 만행에 대해 진정한 반성과 사죄가 없다. 게다가 일본의 정치세력은 집권 수단으로 한·일 관계를 악용하고 있고 대륙 진출에 대한 야욕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진입 허용 발언은 역사 인식 부재와 함께 독립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이번 20대 대선에서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뽑고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려면 유권자가 잘 판단하고 제대로 뽑아야 한다. 

/권순택 수석논설위원

권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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