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턴가 지역발전과 잘 살아보겠다는 도민들의 의지가 약해진 것 같다. 왜 전북의 존재감이 약화되었을까. 예전에는 도세가 충북 강원보다 앞섰지만 지금은 제주와 세종을 빼면 꼴찌다. 전북의 낙후 원인을 하나로 꼬집기가 어렵지만 정치권의 무능을 첫번째로 꼽을 수 있다. 중앙정치무대에서 국회의원들이 제 역할을 못해 국가발전 전략을 수립할 때도 전북이 소외됐고 국가예산을 확보할 때도 전북 몫을 확보하지 못해 낙후가 거듭돼 왔다.
인구감소로 국회의석수가 줄었지만 21대 국회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제대로 펴는 전북 국회의원이 없다. 전북정치는 DJ를 대통령으로 만든 이후 광주 전남에 휩쓸려 호남권으로 한데 묶어지면서 영향력이 급속도로 쇠퇴해 퇴보의 길을 걸었다. 김원기·정동영·정세균이 있었지만 독자적인 세력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게 결국 지역 낙후를 가져왔다. 본인들만 대선후보, 국회의장, 총리로서 명예를 높여왔지 사실상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DJ나 노무현·문재인 정권 때 청와대 정부부처 당 주변에서 전북 출신 인사를 어느정도 챙기는 것으로 역할이 끝났다.
1987년 대선 때부터 지금까지 도민들은 죽어라고 황색 깃발만 보이면 가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지를 했다. 그래서 전북공화국이라고 칭할 정도로 민주당 아성을 쌓았다. 그 지역의 선출된 대표를 보면 그 지역의 정치적 수준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민도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전북인은 머리도 좋고 정치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러나 속내를 살펴보면 말 따로 행동 따로 노는 이중구조라서 실속을 못 차리고 엉성하다. 옳다고 생각하면 주변 눈치 살피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용두사미로 끝난다. 뒷심과 뱃심이 부족한 탓이 크다. 행동하는 양심이 부족해 모기소리 정도 밖에 못 낸다. 그런 소리 갖고는 여의도나 중앙정치권을 움직일 수 없다. 친 전북을 표방했던 문재인 정권도 전북이 배가 고파 우는지 몸이 아파 우는지 모를 정도였다. 광주 전남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앞장서서 울어야 할 때 울어 대기 때문에 자기 몫을 제대로 챙겨갔다.
요즘 민주당 공천을 놓고 난리법석이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 논 당상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공천작업에 목숨을 건다. 민주당에서 혁신공천 운운하지만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 한 테는 여유로움과 자상함이 묻어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한테는 저승사자들이다. 단체장 후보 중 깜냥이 안되고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이 끼어 있다. 검증작업을 통해 옥석을 가려 낸다고 하지만 별로 기대가 안된다.
정권교체로 전북이 정치적으로 고립무원 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도민들이 전북 몫을 확보하려면 엄청난 고민을 해야 한다. 도지사·시장·군수 지방의원공천자 결정을 민주당은 당원 시민 50대50 여론조사로 하기 때문에 제대로 걸러줘야 한다. 누가 더 혁신적이고 역량이 있는가를 따져야 한다. 굽은 소나무 선산 지킨다는 말이 있지만 중앙정치 무대에서 소통 잘할 리더십이 절실하다. 그 나물에 그 밥 갖고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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