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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해저터널과 노을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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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지난해 12월 1일 보령해저터널이 개통된 뒤 대천해수욕장과 원산도, 안면도 등 주변 지역 상가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해저터널에 차량이 몰리고 코로나 엔데믹으로 사람들의 활동이 자유로워지면서 명소를 찾는 발길이 늘었기 때문이다.

보령해저터널은 개통 한 달 만에 차량 43만대가 통행했고 이후에도 차량과 인파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분기 보령해저터널이 시작되는 대천해수욕장을 찾은 인파는 312만여 명으로 지난해와 2020년 같은 기간 195만여 명과 161만여 명에 비해 두 배 안팎으로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같은 기간 223만여 명보다도 90만명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길이 6.9㎞ 왕복 4차로의 국내 최장 해저터널인 보령해저터널은 일본의 동경 아쿠아라인(9.5㎞), 노르웨이의 3대 해저터널인 봄나피오르(7.9㎞)·에이커선더(7.8㎞)·오슬로피오르(7.2㎞)에 이어 차량통행용 터널로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해저터널에 이름을 올렸다.

보령해저터널이 처음부터 명소로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 1998년 구상된 충남도의 서해안 산업관광도로(태안~안면~보령)는 모두 다리를 놓는 계획이었다. 해저터널 탄생에는 이완구 전 충남지사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사무관 시절 경제기획원에 근무한 적이 있던 이 전 지사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뒤 기획예산처를 방문해 과거 함께 일했던 동료에 대한 선물로 해저터널을 간청해 얻어냈다고 한다.

기획예산처는 2006년 8월 원산도~영목항 구간 2.4㎞에 해저터널을 뚫고 중간에 인공섬(폭 100m, 길이 700m)을 만들어 교량으로 연결하도록 사업계획을 변경했고, 2009년 다시 대형 선박의 안전운항에 문제가 된다는 이유로 인공섬 설치 대신 대천항~원산도 구간에 해저터널(6.9㎞)을 확대 건설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했다. 이 전 지사가 얻어낸 2.4㎞ 짜리 해저터널이 추후 충남 정치권의 역량이 함께 발휘되면서 6.9㎞ 짜리 해저터널 명소로 탄생한 과정이다. 당초 왕복 2차로에서 왕복 4차로로 해저터널과 교량의 폭도 넓혀졌다.

지난 2000년 정균환 전 국회의원의 16대 총선 공약으로 시작돼 올해 착공되는 노을대교는 보령해저터널과 닮은꼴이다. 바다로 단절된 고창군 해리면과 부안군 변산면 62.5㎞ 거리를 8.86㎞ 길이의 교량으로 연결해 통행시간 80분을 10분으로 단축하는 사업이다. 당초 왕복 4차로로 계획됐지만 예산 문제로 왕복 2차로 교량으로 축소됐다.

보령해저터널과 같은 국도 77호선상에 있는 노을대교는 서해안 낙조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세계적 명품 교량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왕복 2차로 건설될 경우 장기적인 교통 및 관광 수요를 감안할 때 턱없이 비좁은 단순 통행목적의 다리로 전락할 게 뻔하다. 전북과 충남의 정치 역량이 비교 대상에 올랐다.

강인석 논설위원

강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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