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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지구를 지키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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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소비자 불매운동 구호쯤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한 의류회사가 내세운 광고 문구다. 옷을 만들어 파는 회사가 옷을 사지 말라는 메시지로 광고를 만들었으니 아무래도 그 배경이 궁금해진다. 이 특별한 광고의 주체는 미국의 친환경 의류회사 <파타고니아>. 지난 2001년 미국에서 가장 큰 폭의 세일 시즌이 시작되는 블랙프라이데이의 뉴욕타임스 광고로 처음 등장했다.

이 기업의 목표는 지구에 불필요한 해를 끼치지 않고 사업을 통해 자연을 보호하는 것. 목표가 지구를 향하고 있으니 사업은 그 목표를 위한 수단이다. 수많은 기업이 행해온 마케팅 전략과 그 과정에 비추어보면 자칫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도 있지만, 파타고니아는 지속적인 실천으로 환경보호에 앞장 선 가장 모범적인 친환경 기업이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 기업이 최근 또 하나의 화두(?)를 세상에 던졌다.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이본 쉬나드 회장(83)이 자신과 가족이 소유한 회사 지분 100%를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운 비영리재단 환경단체에 넘기면서다. 쉬나드 회장이 사회에 환원한 지분은 30억 달러(한화 41800억 원). 그중 신탁사에 넘긴 2%를 제외한 98%를 환경단체에 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쉬나드 회장의 경영 철학과 실천은 남다르다. 파타고니아를 창업한 것은 지난 1973. 암벽 등반전문가였던 쉬나드 회장은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장비를 제품으로 생산해냈는데, 아무리 잘 팔리는 도구라 해도 자연환경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오면 곧바로 제조를 중단했다. 환경보호를 위해 유기농, 친환경 원단만 사용하는 것은 원칙 중에서도 원칙.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 옷을 생산하고, 파타고니아 사이트에는 새 옷을 사기전에 중고 장터부터 확인해보라거나 헌 옷을 수선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올려놓았다. 이미 30여 년 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출의 1%지구세(Earth Tax)‘라고 이름 붙여 기부해왔으며 해마다 받게 될 1400억 원 규모의 배당금도 생물다양성 보전을 비롯한 환경보호 활동에 사용한다. 

쉬나드 회장은 회사 지분을 통째로 사회에 환원하면서 내 삶을 이런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게 돼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것이 소수의 부자와 수 없이 많은 가난한 사람들로 귀결되는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도 더했다

기업의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활동(ESG)이 부상하고 있다. 쉬나드 회장이 가져올 선한 영향력이 더 기대된다./김은정 선임기자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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