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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역의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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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어느정도 잡히면서 전주한옥마을과 경기전을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이들 관광객들은 주로 서울 등지에서 KTX나 고속버스 자가용을 이용해서 찾는다. 하지만 전주 관문인 전주역에 내리면 택시잡기가 여간 힘들어 설레이는 마음은 고사하고 기분을 순식간에 잡쳐버려 짜증이 난다. 인터넷을 통해 한옥마을과 경기전 등 각종 정보를 내려 받아 기대가 부풀었던 전주관광이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 차 버린다.

용산에서 1시간 40여분만에 전주역에 당도하지만 1시간 이상을 택시 잡는데 소모해 머릿속에 그렸던 좋은 전주 이미지가 나쁜 쪽으로 바꿔진다. 어느 도시를 가나 관문이 주는 이미지는 굉장히 중요하다. 도시 경쟁력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첫번째 열차에서 내려 부딪친 역의 모습이 그 만큼 중요하다. 전주한옥마을이 뜨면서 전주역을 찾는 관광객이 늘었지만 그들의 머릿속에는 처음 택시 잡는 게 영 안 좋은 인상으로 남아 다시 오고 싶은 전주가 아니라는 것.

이 같은 일은 관광객 뿐 아니라 전주시민도 함께 느낀다. 택시 잡기가 힘들어 돌아올 때를 대비해서 차를 갖고 전주역에 오지만 주차장 면적이 146면으로 턱없이 부족해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 열차시간에 쫓겨 주차할 곳이 없을 때에는 멘붕이 날 정도로 당황해 심지어 KTX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는 것. 주말에는 택시 잡기가 더 힘들기 때문에 열차에서 내려서 부터 무거운 가방을 들고 뛰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이 같은 사정을 아는 시민들은 미리 차를 갖고 와서 기다리는데 주차할 곳이 없어 차로에 주차 대기해 교통혼잡을 초래하기도 한다. 시내버스 택시 자가용이 한데 뒤엉켜 접촉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심지어는 주차 때문에 다투는 경우도 생긴다. 전주역에서 이 같은 볼썽사나운 일이 날마다 발생하지만 전주시는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선 미봉책으로 그쳐 전주 이미지만 손상될 것 같다.

전주역이 지역구였던 정동영 전의원은 1981년도에 지었던 전주역이 비좁고 편의시설이 크게 부족해 이대로는 안된다고 판단, 지난 2018년도에 정부를 설득하고 몰아 부쳐 450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선상역사를 짓기로 했던 것. 당시 정 의원 생각은 사업비가 500억 원이 넘으면 예타사업으로 분류돼 예산 확보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우선 착공하고 난 후 추가로 250억 원을 더 확보해서 위상에 걸맞은 역사를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간 절차 이행이 늦어져 아직 착공도 못해 2024년 개통은 어려울 것 같다. 문제는 전주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속셈이 달라 별로 관심을 갖질 않고 있다. 특히 확보된 예산 갖고 지을 경우에는 주차장 등 반쪽짜리 전주역사신축이 되고 말아 차라리 그럴 바에는 안지은 게 낫다는 말이 나돈다. 지역구인 김성주 의원은 전주역 신축을 정동영 전 의원이 다한 것으로 유권자들이 생각할 까봐 한발 빼는 것 같고 전반기 때 국토교통위였던 김윤덕 의원은 KTX만 편하게 타고 다녔지 이 문제에 관해 일언반구의 말이 없다. 전주 관문인 전주역을 이렇게 놓아도 될 것인가? 백성일 주필 부사장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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