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부터 새해의 기운이 든다. 22일 동짓날에 치러진 전북 시·군체육회장 선거에서 완주군 이종준 현 회장만 살아남고 8개 시·군은 실패했다. 왜 그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지금 전북에서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구태의연한 생각을 갖고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그간 열패감에 휩싸인 도민들 가운데 체육인들이 뭔가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움직인 게 이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
과거 고위 공직자를 지낸 사람들과 지역유지들이 그의 명성만 믿고서 출마했다가 낭패를 봤다. 도 체육회장 선거를 치른 후 시군이 동시선거를 치르면서 각 시·군별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었다. 젊고 패기찬 인물로 바꿔보자는 바람이 일었다. 그간 전북은 나이도 벼슬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유유서(長幼有序) 가 강한 보수적 사회구조였다. 능력보다 나이로 서열을 매기는 전근대적인 사회체계였다. 이 같은 의식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까 지역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AI시대가 도래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주문한다.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새로운 리더십이 체육계에 요구되면서 새 인물로 확 바꿔졌다. 사실 기득권을 가진 현 회장체제를 무너뜨린다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도전자들이 변화와 혁신을 갈구하는 체육인들과 주민들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해 표심을 자극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그간 알게 모르게 각 시·군체육회는 회장의 복심인 사무국장들이 쥐락펴락 해온 게 개혁의 대상이 되어왔다.
각 시·군체육회장들이 대거 바뀐 걸 놓고 이변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보다는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열망들이 이대로는 안된다며 표심을 폭발시킨 것이다. 아무튼 체육계에서 개혁이 이뤄졌지만 다른 분야로 에너지가 옮겨가 전북 전체에 변화와 혁신 바람이 불어야 한다는 것. 전북은 지난 6·1 지방선거로 지사 시장 군수가 새로운 인물로 많이 바꿔졌다. 모처럼만에 젊은 김관영 지사와 우범기 전주시장이 다투지 않고 화합하는 모습이 만들어졌다. 도의회도 초록이 동색이라는 말을 안 듣고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중앙정치권의 판박이다.
문제는 국회의원이 속한 정치권이다. 여야가 경쟁하는 틀로 가지 않으면 전북은 백년하청이요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도민들이 특정당 위주로 가지 않도록 틀을 깨줘야 한다. 민주당 공천만 받았다고 무작정 찍어주는 낡은 투표행태는 날려야 한다. 먼저 인물 본위로 가야 한다. 이번 시·군체육회장 선거에서 보듯이 역량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 변화와 혁신을 이루면서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민주당이 전주을 공천자를 내지 않기로 함에 따라 전주시민들이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 누구를 뽑느냐가 전북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주시민이 자존감을 높이려면 감성 보다는 이성적으로 선거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 전주와 전북이 이 지경까지 이른 것도 결국 선거를 잘못한 내 탓이었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 전주발전의 물실호기(勿失好機)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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