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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네마프로젝트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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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전주의 봄은 다시 축제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전주의 구도심은 전주를 찾아온 시네필들로 모처럼 활기가 넘친다.

2000, 새로움을 약속하며 시작됐던 전주국제영화제가 스물네 번째 봄을 맞았다. 돌아보면 그 첫해 봄,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래된 도시 전주에 새로움을 선사하는 낯선 선물 같은 것이었다. 시네마스케이프, 디지털 영화들의 한마당 잔치 N-비전, 아시아인디영화포럼을 비롯한 메인 프로그램과 오마주와 회고전, 미드나잇 스페셜, 디지털 삼인삼색, 그리고 특별기획 프로그램 까지. 전주의 영화들은 영화에 대한 통념과 고정관념을 넘어선 풍경으로 관객들을 맞았다.

그해 전주영화제가 특별히 주목한 것이 있다. 탄생 한 세기를 넘긴 필름21세기는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디지털의 만남이다. 영화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혀줄 필름영화들이 세계 영화의 다양하고 새로운 풍경을 보여주었다면 여전히 낯설었던 디지털영화들은 서로 다른 문화적 영토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시도와 대중적 접근을 통해 발견의 기쁨을 만끽하게 해주었다.

독립과 대안의 가치와 함께 전주영화제가 주목했던 디지털영화의 가능성은 주효했다. 디지털 기술로 영화미학의 지평을 넓히는 세계 감독들과 연대하며 14년 동안 이끌었던 디지털 삼인삼색의 성과가 그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더 이상 디지털은 새롭지도 않고, 변화의 상징도 아닌 일상적 도구(?)가 됐다. 전주영화제가 새로운 통로를 찾은 이유다. 영화제는 2014디지털 삼인삼색전주시네마프로젝트로 전환했다. ’기능과 미학, 산업의 역학 안에서 제시하는 새로운 비전으로 선택한 통로였다.

독립·실험·예술영화에 직접 투자해 저예산 영화 제작을 돕는 이 프로그램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선정한 영화는 33, 올해 제작된 로이스 파티뇨 감독의 <삼사라>, 윤재호 감독의 <>, 이창재 감독의 <문재인입니다>까지 모두 30편이 영화제를 통해 상영됐다. 이들 중에는 세계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영화들도 있으니 그 성과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사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제작뿐 아니라 유통과 배급까지 참여하는 전주영화제의 유일한 산업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그 성과를 전주영화제의 산업 역량을 끌어올리는 통로로만 가늠하는 것은 아쉽다. 어느 사이엔가 전주영화제의 방향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면면으로는 더욱 그렇다. 영화인들의 실험과 도전에 대한 지지는 이 프로젝트가 지켜온 가치다. 지난해 선정된 한 감독은 전주 덕분에 실험적 영화를 현실로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프로젝트의 향방이 더 분명해진 것 같다. / 김은정 선임기자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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