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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수변도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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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척지는 바다를 막아 갇힌 물길과 그것을 막아선 방조제가 만들어내는 땅이다. 그 땅을 만드는 간척의 과정은 대부분 보존개발이 맞서는 첨예한 대립과 갈등의 시간을 거친다.

간척의 나라 네덜란드는 국토의 상당 부분을 바다를 막아 만들었다. 전 국토의 27%가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의 땅 만들기는 사실 생존을 위한 일이었다.

그 결과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였으나 ‘500차이로 세계에서 최장의 자리를 새만금에 내준 주다치(Zuiderzee) 방조제와 성공적인 간척도시들을 갖게 됐다. 치밀한 정책과 뛰어난 간척 기술이 만들어낸 결실이지만 관심을 끄는 것은 따로 있다. 철저한 국토 계획과 간척을 위한 수질 계획을 세우고 시행하는 정책이다.

네덜란드는 간척으로 얻는 새로운 땅을 농업지역, 도시지역, 위락휴양공간, 자연생태 보전지역 등 다양한 성격으로 개발하고 보존한다. 간척지마다 곳곳에 숲과 습지를 살려 보존하고 개발이 유보된 담수호는 '스프레이-프리-'이란 친환경농법으로 수질을 유지한다.

그들 간척 도시 중 암스테르담 북동쪽에 성공적 수변도시로 꼽히는 알미르(Almere)’가 있다. 암스테르담의 위성도시로 계획된 알미르는 1967년 매립이 시작돼 1976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했으니 도시 역사가 짧지만 자급자족형 도시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인구도 2019년 기준, 207천 명을 넘어 플레볼란트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가 됐다.

그 바탕에는 개발 초기부터 나무를 먼저 심어 녹지공간을 확보한 알미르만의 개발방식이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공간을 건설하지 않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그 과정을 관찰하고 다음 단계에 접어드는 방식으로 개발 속도와 내용을 조절하면서 수요와 필요에 따라 도시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 도시의 선택은 주효했을까. 오늘날의 알미르는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지속해서 늘어나는 인구가 그 증거다. 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갖고 수요를 창출하기 시작한 알미르는 뛰어난 기능과 디자인을 가진 현대건축물의 도시로도 이름을 알렸다. 매립지가 갖는 도시환경의 한계를 주거지나 공공건축물 현상설계를 통해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건축 환경으로 극복해낸 결실이다.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매립 공사가 끝났다. 수변도시는 새만금에 조성되는 첫 도시다. 계획으로는 인구 25천 명이 머물 수 있는 복합거주지가 목표다. 글로벌 교육환경, 복합의료서비스, 공공기관 유치 등 다양한 구상이 펼쳐져 있으나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국제투자진흥지구를 위한 환경 조성도 그렇고, 새만금 관할권 분쟁도 있다. 철저한 계획과 실행 의지가 필요한 이유다. / 김은정 선임기자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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