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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도의회 '미친 존재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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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국주영은 의장이 지난해 7월 취임식 때 받은 축하 화분 100여 개를 아름다운가게 전북본부에 기증했다. 화분을 의미있게 활용하는 것이 보내주신 분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는 것이라며 공인의 자세를 강조했다. 사상 첫 여성 의장의 관록과 함께 특유의 섬세함을 통해 도정 현안 해결의 지렛대 역할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가 취임할 당시 윤석열 정부 출범과 맞물려 야당 텃밭 도의회 수장으로서 결기와 돌파력엔 의문부호를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짐으로써 민주당 정권의 든든한 우군이었던 전북으로선 야당 설움을 뼈저리게 경험한 터라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그의 정치적 역량은 시험대에 올랐지만 ‘미친 존재감’ 에 대한 평가가 의원들과는 대조적이라 주목된다.

무엇보다 민선 8기 주역들의 역대급 협치 분위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도의장 존재는 밀릴 수밖에 없다. 10년 넘게 이어진 불편한 기류가 하루아침에 해빙 무드로 바뀌자 전북도와 도교육청, 전주시청의 현안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언론의 주목도를 높인 것이다. 특히 김관영 지사와 여당 정운천 의원의 찰떡궁합은 굵직굵직한 현안 해결에도 물꼬를 터줬다. 그에 반해 도의회는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때 ‘반짝 관심’을 빼곤 이렇다 할 이슈가 없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덩달아 의장도 공식 행사에서 의전용 자리만 지키고 인사말 정도가 고작이다. 지역 정치의 대표 수장으로서 존재감이 떨어져 도민들 눈엔 조연 역할에 머문다는 인식이 강하다.

원래 겸손한 성격 때문인지, 아니면 평소 나대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주도적이고 강렬한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때인지라 여성 의장으로서의 한계를 뛰어넘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국면이다. 잼버리 파행을 빌미로 정부 여당의 총공세가 도를 넘어서면서 새만금 예산이 대폭 삭감돼 표류 위기에 직면했다.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갔다. 예산 원내 투쟁은 아무래도 도의원 마당발 인맥이 먹힐 것 같다. 지역 국회의원과 소통이 긴밀해 화력 집중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정치인들은 여의도 국회와 정당에서 한솥밥을 먹는 처지라 뭔가 통하는 데가 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도의원들은 모처럼 만에 국회의원에 버금가는 발군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맨투맨 방식을 통해서라도 새만금 예산을 회복 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그들은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잼버리를 둘러싸고 사면초가에 놓인 이 때 의원 20여 명이 두 차례 삭발을 통해 기재부 청사를 항의 방문하고 의회 청사에선 천막 단식 릴레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하는 도민들의 억울함과 무력감을 돌이켜 보면 삭발 아니라 더 강력한 투쟁도 부족한 상황이다. 도의장에게 취임 축하 화분을 보내준 의미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때다. 김영곤 논설위원

김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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