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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1004대교와 새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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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전북도

대한민국 자치단체 중 가장 섬이 많은 곳은 단연 전남 신안군이다. 신안군에는 무려 1025개의 섬이 있는데 사람들은 흔히 1004개로 알고 있다. 천사대교 하나가 신안군 섬의 갯수를 바꿔놓은 셈이다. 천사대교는 신안군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연륙교인데 총연장 10.8km이며, 2019년 4월 개통됐다. 비금도, 도초도, 하의도, 신의도, 장산도, 안좌도, 팔금도, 암태도, 자은도 9개면 섬들이 마치 다이아몬드 처럼 펼쳐진 소위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를 연결하는 최단거리 육상 교통망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신안하면 곧바로 천사(1004또는 Angel)를 떠올린다. 다리와 건물의 지붕과 창틀, 주민들이 사용하는 식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보라색으로 칠해진 퍼플섬(반월·박지도)은 한해 관광객이 무려 50만명이나 다녀가는 관광명소다. 그런가하면 ‘순례자의 섬’으로 일컬어지는 기점·소악도와 ‘섬티아고 순례길’은 특정 종교 유무와 관계없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섬티아고는 섬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합친 말인데 12개의 작은 예배당을 찾는 이들로 붐빈다. 맨드라미 하나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병풍도 역시 각광을 받고 있다. 신안군은 '1도 1 뮤지엄, 1섬 1 테마정원'과 ‘사계절 꽃피는 1004섬’ 프로젝트로 이미지를 확 바꾸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오늘날 신안이 이처럼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되고 사람들의 찬사를 받기까지 참으로 험난한 과정이 있었다. 기억도 생생한 신안 염전노예와 신안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2014년 2월 신안군 신의도에 있는 염전에서 지적장애인에게 직업을 소개해준다며 약취 및 유괴하여 감금하고 피해자들을 강제 노동에 종사시킨 것이 드러나면서 엄청난 파장을 몰고왔다. 특히 섬 지역 일부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범죄에 가담하거나 은폐한 정황까지 드러나 논란이 됐다. 오죽하면 노예 사건 후 대통령까지 나서 "신안 염전 노예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게 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까. 이뿐만이 아니다. 2016년 5월엔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참담한 일이 신안에서 발생했는데 소위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다. 국민적인 공분과 충격이 임계치를 넘어서면서 급기야 이낙연 당시 전남지사가 대국민 사과까지 해야만했다. 2개의 사건으로 인해 단순히 신안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정말 선량한 주민들은 감내하기 어려운 시달림을 받았다. 상황은 좀 다르지만 새만금잼버리 파행으로 인한 전북도민들의 참담함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다. 특히 잼버리 파행을 이유로 전혀 무관한 새만금사업 예산 전면삭감및 사업전반에 대한 재검토는 감내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오늘의 위기를 잘 견뎌내서 더 많은 시간이 흐른뒤 전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새만금이 되기를 기대한다. 지역민들의 인내와 지혜가 절실한 시간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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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천사섬과 새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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