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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진안 ‘이재명의사 기념관’ 이대로 방치할텐가

일제강점기 친일 매국노 이완용을 습격해 치명상을 입힌 독립운동가 이재명 의사를 추모하는 기념관이 진안 마이산 도립공원 입구에 조성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지역 주민들조차도 관심이 없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장기간 폐허로 방치돼 있기 때문이다. 출입문은 녹슨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다. 당연히 방문객도 없다. 기념관이 완공된 지 1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시설 관리 주체가 불분명하다. 게다가 이재명 의사의 직계 후손이 없어 시설 관리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지 않다. 

평안북도 출신인 이재명 의사의 동상과 기념관이 진안에 건립된 이유는 이 의사의 본관이 진안이기 때문이다. 직계 후손이 없어 건국공로훈장마저 국가보훈처에 보관되고 있는 실정을 안타깝게 여긴 진안이씨 종친회가 지난 2000년 지역인사들과 함께 이재명 의사 추모사업회를 결성하고, 동상 건립 등 성역화 사업을 추진했다. 이재명 의사 추모사업회에는 진안이씨 종중과 지역 정치인 등이 대거 참여했다. 하지만 정작 기념관이 조성된 후 종친회와 지자체 등이 모두 시설 관리에는 나서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 의사의 항일구국 정신을 기리자는 성역화 사업의 취지는 무색해졌고, 시설은 하루가 다르게 폐허로 변해갔다.

지역의 자존심과 관련되는 일이다. 진안은 호국 충절의 고장이다. 구한말 호남 최초의 의병조직이 결성된 곳으로, 순국선열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추모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 26일 마이산 인근 ‘호남의병창의동맹단 위령비’ 앞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또 진안에는 조선 건국정신과 구한말 구국항쟁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사당인 ‘대한이산묘(大韓駬山廟)’도 있다. 이곳에는 을사년 이후 순국한 의사·열사 및 조선의 명현들을 포함한 79위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더 이상 시설 관리를 종친회에 떠넘긴 채 방관해서는 안 된다. 시설 운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가 예상된다. 결국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나서 해결해야 한다. 진안군이 관리 주체가 돼야 한다. 우선 시설부터 제대로 정비해 일반에 개방하고, 안정적인 시설 관리‧활용을 위해 국가보훈부에 요청해 현충시설 지정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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