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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인사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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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급 공채로 출발한 공무원이 이른바 ‘공무원의 꽃’ 으로 불리는 5급 사무관까지 승진하는데 족히 20년은 넘는다. 공채 7급은 요즘 ‘고시’ 로 불릴 만큼 합격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결코 만만치 않은 5급, 7급 자리가 민선 이후 외부 인사의 공직 통로로 둔갑, 무게감이 떨어진 느낌이다. 선거판을 기웃거리다 운 좋게 정무직에 발탁돼 승승장구하는 ‘어공’ 들이 늘어나면서다. 도청에선 심지어 2급, 4급까지도 꿰찬다. 공채 공무원(늘공)의 느림보 승진 기회에 비하면 그야말로 벼락출세한 셈이다. 더구나 늘공 입장에선 공직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한 어공 상관을 모셔야 하는 처지라 상대적 박탈감은 훨씬 크다. 입신양명의 마지노선으로 일컫는 5급 사무관에 오르지 못하고 퇴직하는 공무원이 절대 다수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 개방형 직위 공모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직사회 경쟁력을 높이고자 전문성을 강조한 당초 취지가 실종된 탓이다. 선거 캠프 출신의 생계형 자리로 전락한 지 오래됐다. 최근 이 같은 흐름에도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과거 고락을 함께한 선거 공신들이 주군 보좌에 힘썼던 역할과는 결이 다르다. 공직 경험이 풍부한 강현욱 김완주 송하진 도지사 시절엔 핵심 측근을 요직에 앉혀 비교적 조직 관리 안정에 주력해 왔다. 그에 비해 김관영 지사와 유종근 전 지사는 혜성처럼 등장해 실용 노선의 인재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나 둘 다 공직과는 거리를 둔 직업에서 잔뼈가 굵고 주로 서울과 외국에서 기반을 닦은 터라 지역 사정에 어둡고 인재풀이 좁다 보니 인사 뒷말이 많다.

- 최근 도립국악원장 공모 논란도 이런 배경에서 불거졌다. 문제는 일찌감치 사전 내정설로 호된 곤욕을 치렀던 민선 8기 산하기관장 공모와 같은 전철을 되풀이했다는 점이다. 자격 논란은 차치하고 공모 절차의 공정성이 이미 훼손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공개모집을 통해 면접까지 마쳤는데 합격자 발표를 못하고 재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아울러 도청 대변인의 교체 과정도 순탄치 못해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후임자에 대한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면서 임명이 계속 늦어진 것이다. 잼버리 사태로 새만금 예산이 무더기 삭감된 위기 상황과 맞물려 안타까움을 더했다.

- 지난해 8월, 잼버리 초반 총체적 난국에 대해 정부 여당이 노골적으로 파행 책임을 전북에 떠넘기며 몰매를 가했다. 새만금에서 개최됐다는 이유로 억울한 점이 있어도 전북은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 설상가상으로 새만금 예산을 78%나 깎으며 전방위 압박을 노골화 했을 때도 일단 숨죽이며 버텼다. 뒤늦게 크게 후회한 것이 그때  정면 대응을 하지 못한 점이다.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던  잼버리 조직위의 책임 문제를 제대로 반박했어야 했다. 나중에서야 전북도에서 찔끔찔끔 해명 자료를 냈지만 자기 변명에 급급한 인상만 줬다. 대변인 교체 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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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잡음
김영곤 kyg@jj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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