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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이회창,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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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자칫 여권 대분열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극적으로 만나며 양측 간 갈등이 하루 만에 해빙 무드에 들어갔다. 충남 서천시장의 화재현장을 찾아 피해주민 지원대책 등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다. 김건희 여사 ‘명품 백’ 논란 처리 방안을 놓고 한 위원장의 사퇴까지 거론됐던 양측 간 대립은 극적으로 수습되는 분위기다. 분열하면 여권이 공멸할 것이란 우려가 배경에 깔려있음은 물론인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관계는 앞서 당을 이끌었던 이준석, 김기현 등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다. 이날 행사장의 사진 한 컷이 눈길을 끈다.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향해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여 인사하는 장면을 두고 친야·친여 네티즌 간 설전까지 벌어졌다. 악수 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 어깨를 한 차례 툭 두드렸다. 친야 네티즌들은 “대통령 앞에 굴복했다”는 뉘앙스로 조롱한 반면, 친여 네티즌들은 한 위원장이 과거 야권 관계자는 물론 어린이에게도 마찬가지로 ‘90도 인사’를 했다며 반박했다. 권부의 중심에 등장한지는 얼마되지 않지만 사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끈끈한 동지이자 주군과 집사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어떤 호사가들은 이들의 관계를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보안사령관의 관계와 견주는 이들도 있다. 아닌게 아니라 비슷한 점이 없지도 않다. 박정희- 전두환은 14살 나이 차이가 났는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나이도 정확히 13살 차이가 난다. 조직속에서 수십년동안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끈끈한 관계가 이어졌기에 주군의 그림자조차 함부로 밟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총선 과정에서 한동훈 위원장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YS 시절 목이 잘리고도 정치적으로 확 커 버린 이회창의 길을 가느냐, 아니면 끝까지 주군의 그림자도 밟지 않으면서 훗날을 도모하느냐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오래전 흥미로운 에피소드 하나가 있다. 제5공화국이 출범한 1981년 직후 허화평, 허문도, 허삼수를 일컬어 사람들은 소위 3허라고 불렀다. 전두환 보안사령관 시절 비서실장 허화평, 인사처장 허삼수와 전두환 중정부장 비서실장이었던 허문도를 일컫는 말이었다. 이들의 위세는 가히 나는 새도 떨어뜨렸다. 하지만 창업하는 이 따로있고, 수성하는 이 따로 있는 법이다. 신군부 권력창출의 디자이너 역할을 했지만 맨 먼저 허화평 정무수석이 나가 떨어졌다. 이철희-장영자 사건의 처리 과정에서 감히 이순자 여사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 결정타였다. 애완견들은 거울을 보고 난 뒤 자신이 사람이 아닌것을 알고 깜짝 놀란다고 한다. 권력 핵심에서 밀려나 외유를 떠나야만 했던 허화평은 자신이 주인이 아님을 새삼 깨달았을 것이다. 일단 봉합은 했으나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맞부딪칠 수밖에 없는 공천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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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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