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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부침과 전북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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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굴기(崛起)란 산이 우뚝 솟는 것처럼 갑자기 벌떡 일어서는 것을 말한다. 이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2006년 11월 중국중앙방송의 경제채널(CCTV-2)을 통해 방송된 12부작 역사 다큐멘터리 때문이었다. 스페인, 영국 등 강대국의 조건을 다뤘는데 결론은 그 나라의 문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거다. 이후 역사굴기, 반도체굴기, 축구굴기 등 가히 굴기 신드롬이 일어나기도 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은 전북굴기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는 도민들이 많은데 구체적인 돌파구는 새만금 굴기 여하에 달려있다. 아닌게 아니라 최근 30년간 새만금의 부침은 곧 전북의 부침이었다. 거대하지만 일개 사업에 불과하지만 새만금은 전북의 명운을 좌우할 핵심 사안이다. 1991년 11월 착공 이래, 2010년까지 19년 동안 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단체와의 마찰과 기나긴 법정소송으로 인해 2번이나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1999년 1월 유종근 당시 전북지사는 ‘새만금사업 전면재검토’ 선언을 하는데 이는 결국 환경단체의 소송으로 이어졌다. 그때를 즈음한 시기에 김제공항이 일부 정치인과 지역민의 반대 등으로 무산위기에 빠진다. 결과적으로 이는 훗날 공항이 없는 전북의 단초가 된다. 유 지사가 강단있게 일부의 반대를 물리치고 새만금과 공항을 밀어부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역사의 한 장면이다. 전북지사가 현직 대통령인 DJ의 두터운 신임을 받던 터여서 그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강만금’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새만금에 애착을 가졌던 강현욱 지사는 임기내내 길고 긴 소송전이 계속되는 와중에 결국 끝물막이 공사가 완료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내부개발 이었고, 핵심은 예산이었다. 이명박 정부때 김완주 당시 지사는 용비어천가 성격을 띈 소위 ‘새만금 편지’를 쓰게 되는데 도민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됐다. 근본 취지는 새만금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고 싶은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나 결과적으로 꿀도 못먹고 벌만 쏘이는 격이 됐다. 당시 전북도에서 대외적으로 나가는 모든 문서는 반드시 기획실의 사전 검토를 받았는데 어떤 연유에서인지 도지사가 대통령에게 보낸 이 편지는 공식적인 검증 절차가 없었고 이게 결국 독이 됐다고 한다. 송하진 지사때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새만금 예산은 파격적으로 증가했는데, 현 정부들어 초대형 악재인 잼버리 사태로 인해 새만금사업은 존폐의 위기에 빠지게 된다. 결국 김관영 지사를 중심으로 도민들의 힘이 모아지면서 일부가 기사회생했으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빠르면 한두달 뒤 새만금SOC 용역 결과가 나온다. 기업유치에 주안점을 두게 될 새 프로그램 발표 후 새만금사업의 부침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지난한 과정을 거쳐왔으나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전북굴기를 좌우할 새만금사업은 정작 지금부터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위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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