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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역사극 '두 영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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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식 극작가

지난해 여름 7월 달에 나의 졸작 <두 영웅>의 전주 공연이 있었다. 공연의 경위는 도지사 김관영님의 호의와 초청에 의해서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 연지홀(666석)에서 멋지게 성사된 것. 객석은 전주 시민과 연극인 및 중학생들로 꽉 채워서 감동적인 연극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역사극 <두 영웅>은 지난 2016년 봄에 ‘노경식 극작가 등단50년 기념공연’이라는 명분을 걸고 서울 대학로의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초연의 막이 올랐다. 작품의 소재와 배경은 조선왕조의 ‘임진정유왜란’. 16세기 일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침략에 의한 미증유의 참혹한 7년 국난(國難)이 끝나고, 전후처리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의승병장 사명대사 큰스님(오영수/배상돈)이 일엽편주 배를 타고 현해탄을 건너서 일본에 들어간다. 그리하여 에도막부의 권력자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김종구)를 만나고 평화담판을 행하여, 향후 260여 년 동안 한일간 양국평화와 선린우호의 주춧돌을 쌓는다는 줄거리. <두 영웅>은 극단동양레퍼토리(김성노 연출)의 초연 이후 지난해까지 8년 동안 10여 차례의 순회 초청공연을 가진 바 있었다. 2016년 가을에 내 고향 남원의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첫시작으로 하여, 해마다 경기 용인, 제주 ‘설문대여성회관’, 충남 공주와 태안 ‘문화회관‘, 다시 ’제주문화회관‘과 부산 ’금정문화회관’, 수원 ‘경기아트센터’, 전주의 ‘한국소리문회의전당’(7월 8일)과 경남 밀양의 ‘성벽극장’(7월 28일) 등등.

극중에서 사명당은 전란 중에 납치돼서 끌려간 옹기 굽는 도공(陶工), 남원 고을의 심당길(沈當吉)을 만난다.

“큰스님, 쇤네는 정유재란 때 남원성이 함락되고 온 고을이 쑥대밭이 됐지라우. 그런 와중에 저를 포함한 80여 명의 옹기쟁이들이 한꺼번에 붙잡헤갖고 여그 가고시마(鹿兒島)까지 끌려오게 되었습니다요. --”

큰스님 사명대사는 깜짝 반가움에,

“전라도의 남원 땅에서? 남원 고을이라면 나하고도 인연이 없지를 않아요. 갑오년에 남원의 교룡산성(蛟龍山城, 전라북도 기념물 제9호)을 수축할 적에, 성안에 있는 선국사(善國寺) 절에서 수개월 동안을 보냈었다. 해남 대흥사의 뇌묵당 처영(處英) 스님이 도원수 권율 장군의 명을 받들어서 의승군 수백명을 데리고 교룡산성을 새롭게 고치고 세울 때말씀이야. 그러고 운봉(雲峰)의 지리산 바래봉 철쭉꽃밭이 유명하고, 전주 완산칠봉(完山七峰)의 꽃밭도 아름다운 경승지이고 ⋯” 하면서 조선 백성의 뿌리와 핏줄임을 한시도 잊지 말고, 자식새끼도 풀풀 많이 낳아서 부디부디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당부한다. 

그 도공 심당길의 가문은 <심수관>(沈壽官)의 이름으로 15대째 400년을 면면히 이어오고 있었다. 심수관의 ‘사쓰마야키‘(薩摩燒, 窯)는 오늘날 일본 도자기의 세계적 명문 대명사로서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1998년에는 남원에서 <심수관 400년 귀향제>가 열려서 ’도자기 불씨‘를 일본에 가져가고, 서울에서도 심수관 도자기 작품 전시회가 개최된 바 있었다. 

역사학자이고 항일독립운동가로 일제(日帝)의 괴뢰정부 만주국의 뤼순(旅順) 감옥소에서 순국하신, 단재(丹齊) 신채호 선생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씀을 곱씹어본다.    

/노경식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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