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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과 한국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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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것은 2016년이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노벨문학상, 콩코드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의 한 부분이다. 1969년부터 제정되어 시행되어온 맨부커상과 함께 2005년 비연방국가의 영어 번역소설을 대상으로 새롭게 제정됐다. 맨부커상의 당초 이름은 부커상이다. 영국의 부커사가 북 트러스트의 후원을 받아 제정했는데 2002년부터 맨 그룹(Man group)이 후원하면서 맨부커상(The Man Booker Prize)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다 2019년 맨 그룹이 후원을 중단하자 맨부커상의 이름은 다시 부커상이 되었다.

당시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이 가져온 결과는 놀라웠다. 맨부커상을 수상한지 하루 만에 <채식주의자>는 자그마치 1만여 권이 팔려나갔다. 작품을 발표한 것이 2007, 10년 동안 통틀어 2만 부가 팔렸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기록이었다. 게다가 채식주의자의 열풍은 다른 소설에도 영향을 미쳐 전해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 소설 분야 판매율이 주목할 만큼 높아졌었다. 해외에서도 물론 채식주의자 열풍이 이어졌다. 영국에서는 수상 당일에만 2만 부가 팔려나갔고, 27개국이 출판 계약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 부커상은 소설 <카이로스>를 쓴 독일 작가 예니 에르펜베크에게 돌아갔다. 황석영의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가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면서 수상에 큰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도 불발됐다.

그러나 부커상은 한국 작가들과 꽤 인연이 깊다. 부커 인터내셔널상은 2005년부터 운영됐지만 2015년까지 격년으로 운영되어 오다가 2016년부터 해마다 영어번역소설을 출간한 작가와 번역가가 공동으로 수상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그 첫 수상자가 한강이었다. 2018년에도 한강은 소설 <>으로 최종후보에 올라 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 뒤로도 정보라의 SF·호러 소설집 <저주토끼>(2022)와 천명관의 장편소설 <고래>(2023)가 연이어 최종후보에 올랐다. 황석영은 2019년 장편소설 <해질 무렵>으로 부커상 1차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한강의 수상작 <채식주의자>를 제외하고도 3년 연이어 다섯 작품이 부커상 후보에 올랐으니 그 결실 또한 주목할만하다. 그래서 눈여겨보게 되는 것이 있다. 한국문학 작품이 세계적인 문학상 후보군에 오를 수 있는 배경이다. 작가들의 문학적 역량도 그렇지만 번역의 질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반갑게도 한국문학 번역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문학상들이 한국 작가들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번역의 힘을 키워 한국문학의 세계 진출이 더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김은정 선임기자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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