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모든 일은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촘촘하게 대응한다고 해도 어느 부분에서는 허점이 드러나면서 결과적으로 정작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약 한달쯤 전인 지난달 10일 발생한 호우 피해는 군산, 익산, 완주 등지에 집중됐다. 그중에서도 폭우가 내린 지난달 10일 전북 완주군 운주행정복지센터 2층 대피소에 모여 있던 주민들은 당시 긴박했던 상황이 지금까지도 너무나 생생하다. 새벽부터 거센 빗줄기 소리에 잠에서 깼는데 집 밖을 내다보니 장성천의 물이 불어나 거센 소용돌이를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마을에서는 냉장고를 비롯한 가재도구가 둥둥 떠다녔다고 하니 그 당시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짐작케한다. 다행히 소방당국은 간절하게 손을 내밀던 주민 18명을 전원 구조했다. 운주행정복지센터나 인근 운주파출소, 운주동부교회 등으로도 대피하기도 했다. 문제는 주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집 전부를 고쳐야 하는데, 지원받을 수 있는 돈은 고작 300만 원이라고 한다. 무려 한달전에 발생한 집중호우의 여진이 지금도 남아있다고 하소연한다. 실제로 수해 당시 집 안에 있던 가재도구 대부분이 물에 잠겨 못 쓰게 됐다. 하지만 보상금은 300만 원에 불과해 가슴앓이만 하고 있는 주민들이 많은게 현실이다. 무려 한달전 장선천 범람으로 수해를 입은 11세대 17명의 이재민은 여전히 운주행정복지센터에 머무르고 있는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걸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하다. 그들에게 '일상회복'은 원래 살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인데 살던 집을 고쳐 쓰고 싶지만 수리비용이 만만치 않고, 노인 혼자 할 수도 없어서 막막하기만하다. 도배·장판 보수작업과 파손된 가재도구를 마련하는 것도 쉽지않다. 지원금 조차 턱없이 부족해서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주택파손의 경우 면적에 따라 최소 3300만 원에서 최대 1억 2000만원까지 재난지원금이 지원되는데 문제는 주택침수에 대한 보상금이 일률적으로 300만 원으로 정해져 있다는 거다. 300만 원으로는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하는 것도 버겁고, 집집마다 피해 정도가 다른데 다른 대책은 없느냐고 묻고 있다. 수해로부터 재기하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가 없는지 당국은 좀 더 꼼꼼하게 살필 것을 강력 촉구한다. 선진사회는 힘없고 말없는 소수의 목소리를 얼마나 귀담아 듣는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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