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짓는 큰 죄중 하나는 바로 먹거리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다. 남을 속여 돈을 좀 더 벌어보겠다고 양심을 파는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한 응징과 다시는 그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 선진국 반열에 들어간 대한민국에서는 좀 개선이 됐는가 싶었는데 추석을 앞두고 현장 단속을 한 결과는 실망, 그 자체였다. 원산지 표시를 위반하는 사례가 많았고, 특히 박스갈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때로는 많은 물량을 다루다보면 유통 과정에서 생각지 않게 실수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으나 단순히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뭔가 좀 찝찝하다. 전북농관원은 지난 한 해 원산지 표시 위반 206개 업체를 적발했다. 이는 전년 156개보다 32%나 늘어난 수치다. 올 추석을 앞둔 지난 2일 오후 전주시의 한 식자재마트에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 직원들이 원산지 표시 단속을 한 결과 원산지 미표시와 표시 방법 위반 등이 적발됐다. 이날 식자재마트에선 수입 국가 이름을 표기하지 않고 수입산이라고만 단순 표기하는 사례가 많았다. 원산지 표시 방법 위반은 수입산 과일에서 두드러졌는데 올해 사과, 배 등 국내산 과일 가격이 급등하며 오렌지, 키위, 체리, 레몬 등 수입산 과일 물량이 그만큼 많이 증가한 때문이다. 같은 수입산이라도 수입 국가별로 가격, 품질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해당 국가명을 표시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막연하게 수입산 이라고 하는 것은 누가봐도 그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축산물 또한 이력번호 미표시 사례가 많았다. 축산물 이력제는 가축·축산물의 이력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정확한 표기가 생명이다. 물론 식자재마트 측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매대를 새롭게 정리하면서 원산지 표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이해를 구했으나 향후 더 철저한 지도와 단속이 계속돼야 함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전통시장의 원산지 미표시나 허위표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명절을 앞두고 타지에서 수확한 사과를 장수사과로 바꿔서 파는 이른바 '박스갈이' 사례또한 급증하고 있다. 농관원 등의 지도단속 못지않게 소비자 의식도 매우 중요하다. 선물·제수용품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반드시 원산지 표시를 확인해야만 제대로 된 유통질서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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