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지역사회에서 ‘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 건설 계획’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다. 군민들은 형사처벌까지 불사할 각오로 ‘내 한 몸 희생해도 좋다’며 반대 의지가 확고하다. 반면에 정치권의 소극적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황인홍 군수가 연초 관내 곳곳을 방문하며 송전선로 건설 반대 의사를 밝혔을 때 그의 목소리는 힘에 넘쳤다. 현직 군수 입장에서 국가 중요 정책에 반기를 드는 것 같아 반대 집회에 적극 나서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강산이 바뀌고 세상이 변한 지방분권 시대다. 중앙정부에 대해 약간의 눈치 정도는 볼 수 있지만, 주눅까지 들 필요는 없다. 자연환경 훼손과 직결되는 송전선로 건설은 주민 생활에 직격탄이다. 특히 ‘자연특별시 무주’는 전국 최고의 관광도시인지라 경관을 해칠 경우에 그 피해 규모는 상상을 넘는다. 그런 이유에서 주민들과 황 군수가 반대 의지를 확고하게 펼쳤을 것이다. 주민 생계가 걸린 마당에 황 군수는 고민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등 뒤에서 ‘기꺼이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군민들이 힘을 받치고 있다. 그들을 믿고, 있는 힘껏 중앙정부와 ‘맞짱’이라도 떠야 할 때다.
군의회는 또 어떤가? 사업 발표 초기에 결의문만 달랑 채택한 후 요지부동이다. 군정을 이끄는 군수에 비해 아무런 족쇄 없이 자유롭게 외쳐댈 수 있는데, 눈치만 보고 주민들 뒤로 숨고 있다. 주민들은 삭발을 하니, 혈서를 쓰니 하는 판에 ‘강 건너 불구경’하는 군의원들이 한심하기 그지없다. 온갖 행사장마다 얼굴 알리기에 여념이 없는 의원 나리들! 제발 궂은 곳도 다니면서 험한 일에 앞장도 서 보길 바란다. 지방선거가 내년이다. 지역을 위해 기꺼이 불쏘시개를 자처하는 민초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럽지 않은가. 정치권을 향한 냉소가 가득하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