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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새벽메아리] 결정 앞둔 신공항과 김민석 총리의 정치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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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만 새만금상시해수유통운동본부 사무국장·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정책국장

9월 3일 전북을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는 새만금개발청을 찾아 새만금 신공항 적기 착공을 강조했다. 주요 언론이 적극 보도했다. 전북지방환경청이 새만금 신공항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동의와 부동의를 결정하는 시점이고, 9월 11일 서울행정법원의 새만금 신공항 취소 소송을 앞두고서 벌어진 일이다. 

한국은 전문가의 과학적 합리성은 무시되고 검증되지 않은 포플리즘적 성격의 개발이 난무하는 사회가 되었다.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정책이 수립되고 지식인은 포플리즘적 개발에 면죄부를 주는 들러리로 전락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어도 새만금 위원회와 국정을 총괄하는 국무총리라면 정치 선동적 발언을 삼가야 했다. 오히려 기후 위기 시대에 새만금 사업에 대한 전문가들과 각계각층의 합리적 조언을 청취해야 할 때이다.

2024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에서 도시 전문가 108명에게 전국 550개 도시개발과 공공사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악의 사업 1위가 새만금 잼버리 사업이었고 가덕도, 무안, 청주 등 지역 공항 사업이 합하면 압도적으로 1위였다. 이처럼 전문가들도 반대하고 적자가 뻔한 지역 공항 사업들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강행되는 것은 과연 무엇 때문일까? 

새만금 신공항은 정부의 공식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경제성이 미달했지만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포함되면서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되어 추진되고 있다. 2019년 국토교통부에서 실시한 새만금 신공항의 경제성 편익 분석(B/C)은 0.479였다. 사업비 1,000억 원을 투입하면 돌아오는 편익은 479억 원으로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인 수라 갯벌은 군산공항 바로 옆에 있고 활주로가 두 개인 군산공항은 23년 27억 원, 24년 58억 원 적자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불 보듯 뻔한 활주로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이 과연 국가균형발전인가?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새만금 신공항은 무안 공항보다 조류 충돌 위험이 650배 높다. 또한 신공항 예정지인 수라 갯벌은 멸종위기 동식물이 64종 이상이 서식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보호 가치가 높은 도요새, 물떼새 이동 경로다. 새만금은 담수호 수질 관리도 실패해 영구적으로 담수호를 포기한 상황이어서 수질 정화 능력이 뛰어난 갯벌은 보존 가치뿐 아니라 새만금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이 되었다.

새만금 신공항에 여러 가지 미사여구를 아무리 가져다 붙여도 사실 활주로 두 개짜리 군산공항 옆에 활주로 하나 더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심지어 미군기지 바로 옆에 있으며 관제권이 미군에게 있어 미군기지 확장에 불과하다는 주장까지 있다.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에 가서 직접 눈으로 보면 그 주장은 더욱 설득력 있다. 

새만금 사업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던 2001년 고 노무현 대통령이 해수부 장관이던 시절 새만금에 대해 "우리가 야당 때부터 공약으로 정했던 사업이고 나도 지지했던 사업이다. 지금에 와서 되돌리는 것은 자존심이 상할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밀고 나가는 것은 옳지 않다. 되돌려야 할 것이라면 되돌리는 것이 바로 용기다.”라고 말했다. 이후 전북지역 언론을 비롯한 정치권의 강력한 항의로 그 용기는 침묵과 동조로 바뀌었다.ㅇ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만금 신공항 추진을 위한 압력과 선동의 무모함이 아니라 되돌려야 한다면 되돌릴 수 있는 용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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