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주변 사람들에게 정당이나 정치인을 후원하자고 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대개는 오히려 지금 정치인이 받는 돈도 삭감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사람들의 이런 반응은 정치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점도 있지만 대중의 인식에서 공인(公人)은 재물에 초연한 태도를 가지기를 바라는 점도 있을 것이다. 정치에 있어서 정치후원금이란 우리 시대의 공인(公人)을 양성하는 제도를 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치를 하는 데는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하다. 정책을 연구하거나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고용하거나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모든 정치 행위에서 지출은 끊임없이 발생한다. 전국시대의 사상가인 맹자(孟子)는 일정한 재산(恒産)이 있어야 일정한 마음(恒心)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정치인들이 처음에는 공공을 위한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하였더라도 경제적인 토대가 일정하지 못하면 그 뜻을 펼치지 못하거나 자신을 후원하는 이들에게 포섭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돈에 초연한 정치인을 찾아야 할 것이 아니라 정치인이 돈에 연연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제도가 바로 “정치후원금”이다.
정치후원금은 깨끗한 정치자금을 조성하기 위하여 만든 제도로서 특정 정당, 정치인에게 후원을 할 수 있는 후원금과 선거관리위원회에 맡기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정한 요건을 갖춘 정당에게 전달하는 기탁금이 있다. 우리 시대의 공인(公人)을 양성하는 정치후원금을 설계할 때부터 고액 후원이 목적이 아니라 소액 다수 후원이 목적인 지라 누구나 부담 없이 후원할 수 있으며 연간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도 된다. 후원 방법 또한 간편하여 정치후원금센터(www.give.go.kr)에 들어가면 손쉽게 온라인 기부를 할 수 있으며 연말정산까지 가능하다. 2024년 7월 1일부터는 지방의회 의원에게도 정치자금을 후원할 수 있게 되어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하여 많은 후원회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우리 시대의 공인(公人)을 양성하는 제도인 정치후원금 제도를 이용하면 우리는 내가 원하는 정치인에게 깨끗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손쉽게 후원을 할 수 있다. 비록 소액의 후원이라도 1인 1표의 평등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민주국가에서 자신에게 후원해주는 유권자가 있다는 사실은 정치인에게 결코 작은 의미가 아니다. 후원회의 모금 금액이 꽉 차는 정치인과 그렇지 않은 정치인 중 누가 유권자의 지지를 더 받는지는 명확하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정치후원금은 유권자들이 정치인에게 보이는 명징한 관심의 표시로서 정치인들에게 유권자의 의사를 전달하는 새로운 통로로 기능한다.
정치인들이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일한다는 본연의 자세를 잊지 않게 하려면 선비들이 꾸준한 수양을 하듯이 유권자들도 꾸준한 관심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시대의 공인을 양성하는 제도인 정치후원금은 정치인에게 적절한 경제적 보장을 해줄 수 있는 기능과 동시에 유권자의 꾸준한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기능도 수행하니 공공을 위해 일할 공인(公人)을 양성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겠다. 돈에 초연한 정치인을 찾아야 할 것이 아니라 정치인이 돈에 연연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유권자들이 지역의 일꾼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후원을 해서 공인(公人)으로서 자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이대웅 고창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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