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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동계올림픽 유치 꿈꿨던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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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스포츠는 크게 보면 빙상 종목과 설상 종목으로 나뉜다. 빙상 종목은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컬링, 쇼트트랙 등 말 그대로 얼음 위에서 즐기는 스포츠다. 박진감 넘치고 선수들의 표정조차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반면 눈 위에서 열리는 스키나 바이애슬론 등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편이다. 실외에서 치러지는 까닭에 한파나 폭설 등 날씨 영향을 받기 쉽고 거리가 멀어서 잘 보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2월 6일부터 22일까지 이탈리아에서 열린다. 그런데 공식 명칭이 매우 특이하다.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처음으로 하나의 도시가 아닌 두 곳에서 열리기 때문에 두 곳 명칭을 쓰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 금융·패션 중심지인 밀라노와 알프스 산악 휴양지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분산 개최된다. 두 도시 간 거리는 무려 400㎞ 가량 떨어져 있다. 전주와 서울의 거리가 대략 200km인 점을 감안하면 2036 하계올림픽때 분산개최를 할 경우 거리가 너무 멀어서 안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작금의 국제질서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소치다. 사실 이번 동계올림픽은 IOC가 ‘올림픽 어젠다 2020’을 통해 강조하는 올림픽의 지속 가능성과 비용 효율성을 실천하기 위한 첫 실험의 무대다. 경기장 건설을 최소화해 환경 파괴도 줄이고 비용을 대폭 줄이겠다는 의도가 실현될지 여부가 관심사다. 

전북은 동계올림픽과 관련, 쓰라린 기억을 안고 있다. 전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제전인 97년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이어 여세를 몰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고 했으나 끝내 무산됐기 때문이다. 그때만 해도 한국은 아시아에서 1991년 일본의 삿뽀로 동계U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대규모 국제 동계스포츠 행사를 개최하게 돼 도민들의 기대는 엄청났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첫 유치의 걸작이자 한국 동계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본격적인 국제대회 유치에 성공한 기억은 생생하다. 물론 무주리조트를 운영했던 ㈜쌍방울 개발측의 사업적 동기가 작동한 측면이 많았으나, 어쨋든 동계U대회에 이어 내친김에 동계올림픽까지 도전하고 나섰던 전북의 꿈이 실현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모기업인 쌍방울의 몰락, 상대적으로 취약한 전북의 인프라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전북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결정적 원인 하나는 지역사회에서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출신 정치 지도자들이 좌고우면하면서 중앙정계 실세로 부각했던 강원 정치권에 제대로 맞서지 못한 것이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역사는 똑같이 반복되지 않는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수백년, 수천년 역사는 유사한 과정을 밟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지역사회의 지도자들이 지금 꼽씹어 볼 문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위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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