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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전작권 전환 조건의 불편한 진실

최윤희 해양연맹 총재·전 합참의장

전시 작전 통제권(이하 전작권) 전환 시기를 두고 한미가 서로 다른 견해를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임기 내 환수를,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은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를 주장한다. 2014년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검토한 필자로서 감회가 새롭다.

2006년 처음 제기된 전작권 전환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장을 달리해 왔다. 그 조건은 첫째 한국군의 군사적 연합방위 지휘 능력 확보, 둘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억제를 위한 동맹의 포괄적인 대응능력 확보, 셋째 한반도 및 역내의 안정적인 안보 환경 조성이다. 조건 충족 여부는 세 단계 평가를 거쳐 검증하게 되어있다. 기본운용(IOC), 완전운용(FOC), 완전임무수행(FMC) 능력 평가이며 2단계를 진행 중이다. 하나같이 계량화가 어려운 정성적 평가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핵심은 우리가 한미 연합군을 지휘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유엔사(연합사) 사령관은 지난 70여 년간 대한민국의 전작권을 행사해 왔다. 반면 북한은 독자적으로 작전권을 행사하며 전쟁 수행 능력을 키워 왔다. 그런 경험이 없는 우리에게 전작권 환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미국 주도해 온 연합방위 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 남이 하는 일을 어깨너머로 지켜보는 것과 직접 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

우리 국민의 의견 또한 둘로 나뉜다. 주권 국가의 자존심으로 보는 쪽은 하루빨리, 국가 안보를 우선하는 쪽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 할 수만 있다면 전작권은 하루라도 빨리 환수하는 게 좋다. 주인 정신을 가지고 국가 방위 태세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필자는 2015년 연합 작전계획(5015)을 수정하며 이를 실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계획을 반영하려 했으나 끝내 이루지 못했다. 전작권을 환수하면 작전계획은 물론 훈련계획도 우리가 주도할 수 있다. 문제는 전작권 전환 조건의 충족이 과연 현실적이냐는 것이다.

전작권을 환수하며 세가지 조건 외에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다. 먼저, 전작권 환수가 주한 미군에 미칠 영향이다. 지나치게 서두르면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거론되는 시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한 미군은 주둔하는 그 자체로 미국이 제공하는 군사력 이상의 억제 효과가 있다. 다음은 ‘미군은 타국에 군 지휘권을 넘기지 않는다’는 ‘퍼싱 원칙’이다. 법적 효력은 없으나 정서적으로 극복이 쉽지 않은 과제다.

첫번째 조건인 연합 지휘 능력은 미국의 첨단 지휘통제체계에 어떻게 편입하느냐의 문제다. 미국은 육·해·공군을 하나로 묶은 다 영역 지휘통제체계(JADC2)로 전 세계 작전을 지휘한다. 우리 역시 전작권 전환에 대비해 한국형 지휘통제체계(AKJCCS)를 개발해 2015년 전력화했다. 그러나 능력과 보안상의 이유로 미 체계와 연동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이 제공하는 연합전력은 지휘 통제가 어렵다.

두번째 조건은 재래식 3축 체제와 확장 억제전략의 실효성 문제다. 우선 재래식 무기체계를 이용한 3축 체제(킬체인·한국형 대공방어·대량보복)는 근본적으로 핵무기 대응에 한계가 있다. 확장 억제전략 역시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에 대한 최종 권한을 가지는 한 회의적이다. 거기에 미국의 ‘한반도 현상 유지 정책’은 북한의 오판을 불러왔다. 북한이 자행한 3천여 건의 도발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며 핵무기를 개발했고 같은 맥락으로 연합 억제 방안 역시 실행할 의지가 없다고 본다.

세번째 안정적인 역내 안보 환경 조성 역시 중국의 해양 팽창정책을 고려 시 부정적이다. 대만사태와 한반도 분쟁은 동시에 발생할 것이며 중국 견제로 역내 갈등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전환 조건 충족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 진화와 함께 끝없는 여정이다. 그렇다면 전작권 환수는 정책적 판단일 수밖에 없다. 나아가 자체 핵 능력이 없이는 실효성이 없다. 핵 개발을 포함한 독자적인 국방 태세 확립이 시급하다. 국제적 비난과 이런저런 고통은 함께 감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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