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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 전주국제영화제] 배우는 불편, 촬영장은 안전?…인터머시 코디네이터를 말하다

“누군가가 ‘여기 손을 얹으세요’ ‘이런 동작을 하세요’ 지시하면 오히려 연기 몰입에 방해가 된다. 자연스럽게 침대에 오르고 옷을 벗으며 연기했던 방식에 익숙하다” 최근 영화배우 기네스 펠트로우가 ‘인터머시 코디네이터’가 불편한 존재라고 이 같이 언급하며 할리우드에서 인터머시 코디네이터 찬반 논란이 일었다. ‘인터머시 코디네이터(Intimacy coordinator)’는 영화와 드라마, 연극 등의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이 연출하는 친밀한 장면(키스‧배드신)을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할리우드에서 촉발된 미투(#Me too)운동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직종이다. 한국 영화 성평등센터 든든(센터장 심재명)에서 인터머시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알리기 위해 지난 2일 전주국제영화제 특별 토크 ‘인터머시 코디네이터는 불청객이 아닌 동반자입니다’를 중부비전센터에서 개최했다. 이번 든든 특별 토크 행사는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의 필요성과 실제 현장에서의 역할을 영화인들과 공유하고, 한국 영화계에 유연하고 실질적으로 제도를 도입할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의 사회로 열린 특별 토크에는 국내 최초 인터머시 코디네이터 권보람 프로듀서와 영화 ‘세기말의 사랑’을 연출한 임선애 감독, 영화 ‘미지수’와 ‘갈비뼈’등에 출연한 권잎새 배우가 패널로 참석했다. 패널들은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친밀한 장면 촬영에서의 심리적 부담과 인터머시 코디네이터와의 협업 경험, 안전한 촬영 환경이 연기와 작품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권보람 프로듀서는 “인터머시 코디네이터의 중요한 역할은 현장에서의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갈등 해결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며 “현장에서 배우들의 안전 확보를 1순위로 생각하기에 배우와 연출자, 제작진 간의 중립적인 조정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라고 인터머시 코디네이터에 대해 설명했다. 독립영화 ‘갈비뼈’에 출연한 권잎새 배우는 ‘인터머시 코디네이터’의 필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영화 갈비뼈를 촬영하면서 처음으로 인터머시 코디네이터를 알게 됐다는 권 배우는 “노출이 있는 장면에서 모든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적인 장면을 촬영할 때의 경우 연기를 하는 배우도 시나리오를 쓴 연출자도 관련 장면에 대해 언급을 최소화한다”며 “언급을 안 하다 보니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도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인터머시 코디네이터가 현장에 함께 하면 촬영 전에 서로가 충분히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 원활하게 촬영을 끝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8년 설립된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은 영화‧영상산업 내 성폭력 상담과 예방 교육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 산업 특성을 반영한 성폭력 예방교육,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을 통해 성평등 하고 포용적인 영화·영상산업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5.05 15:45

자비의 가르침으로 '세상에 평안' 염원⋯금산사 봉축 법요식 가보니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이자 어린이날인 5일, 전북 도내 주요 사찰에서는 부처님의 탄생을 기리는 봉축 법요식이 일제히 봉행됐다. 그중에서도 김제 모악산 자락에 자리한 금산사에는 이른 아침부터 발걸음이 이어졌다. 사찰 입구부터 경내까지, 연등처럼 환한 표정의 방문객들이 불전에 마음을 올리며 조용히 들어섰다. 가족 단위 나들이객부터 불심 깊은 어르신들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이들이 한 손엔 연등을 들고, 다른 손엔 합장을 담아 부처님오신날을 맞았다. 이날 오전 11시 대적광전 앞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는 화평 주지스님을 비롯해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문승우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장, 우범기 전주시장, 정성주 김제시장 등 자치단체장과 정치인, 불자, 시민들이 대거 참석했다. 법요식은 명종 소리로 시작해 육법공양, 삼귀의, 찬불가, 헌화 및 관불, 봉축사, 축가 순으로 엄숙하게 진행됐다. 화평 스님은 봉축사를 통해 “지난 겨울, 우리 사회는 정치적 혼란과 경제 침체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특히 화재로 고통받은 이웃이 많았다. 이들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삼고, 더 큰 연민과 실천으로 보답하는 부처님오신날이 되기를 발원한다”고 말했다. 행사장은 알록달록한 연등으로 가득 꾸며져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특히 어린이날과 겹친 덕분인지 아이들과 함께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아졌다. 색색의 연등 아래를 종종걸음치는 아이들의 모습은 행사장에 생기를 더했다. 박소연 씨(42·전주)는 “해마다 금산사를 찾지만 오늘은 유난히 마음이 고요해지는 기분”이라며 “아이들과 함께 와서 더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쪽에서는 연등 만들기 등 불교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운영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기념품 판매도 함께 진행되며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개인의 소망을 안고 사찰을 찾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취업 준비생인 이수현 씨(27·전주)는 “요즘 채용이 많지 않아 마음이 무거웠는데,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금산사에 오니 조금은 위로가 되는 느낌”이라며 “원하는 직장에 잘 붙을 수 있도록 부처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렸다. 지쳐 있을 때 이렇게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행사장 한켠에 마련된 점심 공양 공간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준비된 공양은 총 4000인분. 공양 시작 전부터 줄을 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긴 행렬이 이어졌고, 그 자체로 하나의 진풍경을 이뤘다. 오랫동안 금산사를 찾아왔다는 김춘자 씨(75·김제)는 “일 년에 한 번, 부처님께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빌 수 있어 늘 감사한 날”이라며 “내년에도 건강히 이 자리에 다시 오길 기도했다”고 말했다.

  • 종교
  • 전현아
  • 2025.05.05 15:11

보수 단일후보 적합도 한덕수 30.0% 김문수 21.9%…'없음·모름' 48.2%[리얼미터]

차기 대선 보수진영 단일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30.0%,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21.9%를 기록한 여론조사 결과가 5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4월30일∼5월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509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 리얼미터는 '만약 한 후보와 김 후보가 보수 단일화를 한다면 누가 최종 보수 후보로 나서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없음'은 40.2%, '잘 모름'은 8.0%였다. 두 후보의 차이는 8.1%포인트(p)로, 한 후보가 김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에서는 한 후보가 49.7%를, 김 후보가 24.2%를 기록했다. 18.9%는 없음, 7.2%는 잘모름이라고 응답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53.3%는 한 후보, 26.5%는 김 후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한 후보가 7.8%, 김 후보가 20.5%, 없음이 63.1%, 잘모름이 8.6%였다. 보수층에서는 한 후보가 45.6%, 김 후보가 25.9%로 나타났다. 중도층에서는 한 후보가 25.9%, 김 후보가 20.2%였고, 진보층에서는 한 후보가 14.9%, 김 후보가 20.1%였다. 연령별로 보면 18~29세는 한 후보 36.8%·김 후보 15.5%, 30대는 한 후보 33.6%· 김 후보 20.0%, 60대는 한 후보 29.1%·김 후보 23.0%, 70세 이상은 한 후보 37.1%·김 후보 26.2%였다. 40대에서는 한 후보가 25.4%, 김 후보가 25.6%, 50대에서는 한 후보가 21.4%, 김 후보 20.5%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한 후보가 31.7%, 김 후보가 18.8%, 인천·경기에서 한 후보가 29.2%, 김 후보가 21.5%로 나타났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한 후보 30.5%, 김 후보 26.8%, 대구·경북에서는 한 후보 37.4%, 김 후보 21.8%, 광주·전라에서는 한 후보 23.7%, 김 후보 19.1%였다. 리얼미터는 "한 후보가 중도 확장성이 김 후보보다 좀 더 갖췄다는 평가에 따라 단일화 여론이 한 후보 쪽으로 좀 더 앞서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다만, 유보적 응답이 여전히 높아 향후 단일화 방식과 한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 등이 대선 판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일 김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경선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꺾고 최종 후보로 선출되기 전 시행됐다.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6.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정치일반
  • 연합
  • 2025.05.05 10:02

침수 이제 그만⋯익산 산북천 유역 개선복구 공사 본격화

익산시가 산북천 유역의 반복적인 홍수 피해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항구적인 개선에 나선다. 시는 총사업비 334억 9000만 원(국비 321억 7000만 원, 도비 6억 6000만 원, 시비 6억 6000만 원)을 투입해 산북천 유역 개선복구 공사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시는 2023년(하류부)과 지난해(상류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산북천 일대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번 공사는 종합계획의 핵심 사업이다. 공사 구간은 낭산면 구평리 1760번지에서 삼담리 죽청천 합류점까지 총 2.5㎞ 제방 보강(5796m)과 교량 재가설 4개소, 기존 교량 철거 1개소 등 구조적인 개선이 이뤄질 예정이다. 시는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2026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의 시급성을 감안해 토지 보상 희망자를 대상으로 실시계획 인가 이전부터 조기 협의 매수를 추진 중이며, 토지 소유주 및 이해관계자들과 원활한 협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산북천 유역의 침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사업인 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역 주민들의 안전 확보와 불편 해소를 위해 소통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시는 산북천 유역 침수 방지 종합계획에 따라 개선복구 공사뿐만 아니라 대조지구 재해예방사업, 연동지구 재해예방사업, 연동 제수문 수리시설 개선 등 2029년까지 5년 동안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 익산
  • 송승욱
  • 2025.05.05 09:12

3자 가상대결…이재명 46.5% 한덕수 34.3% 이준석 5.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보수진영 단일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맞붙는 차기 대선 '3자 대결' 구도에서 이재명 후보가 46%대로 1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5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30일∼이달 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509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3자 대결 구도에선 이재명 후보 46.6%, 김문수 후보 27.8%, 이준석 후보 7.5%였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맞붙는다고 가정할 경우 이재명 후보 46.5%, 한덕수 후보 34.3%, 이준석 후보 5.9%였다. 이번 조사는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선출(5월 3일) 전에 실시됐고, 조사 기간 중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5월 2일)됐다. 직전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김문수 후보, 이준석 후보의 3자 구도의 경우 이재명 후보 50.9%, 김 후보 23.3%, 이준석 후보 7.4%를 기록한 바 있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이재명 후보는 4.3%p 내린 수치고, 김 후보는 4.5%p 올랐다. 앞선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한 후보, 이준석 후보 간의 3자 구도를 가정한 선호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차기 대선 집권 세력 선호도 조사에서는 '야권의 정권교체'를 선호한다고 답한 비율이 51.5%, '범여권의 정권 연장'을 선호한다고 답한 비율이 42.8%로 나타났다. 5.6%는 의견을 유보했다. 리얼미터는 "직전 조사와 비교해 '정권 교체' 여론이 전주 대비 5.3%p 하락했고, '정권 연장'(국민의힘 등 범여권) 여론은 5.1%p 상승해 두 의견 간 격차가 8.7%p로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고 설명했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2.1%, 국민의힘은 41.6%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4.7%포인트 하락하고, 국민의힘은 7.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양당 격차가 6주 만에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6.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정치일반
  • 연합
  • 2025.05.05 09:08

초보 아빠들의 행복한 육아⋯100인의 아빠단 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궁금한 게 생기기 마련이다. 다른 육아 부모의 의견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조언을 얻고 싶어도 대표적인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인 '맘카페'는 가입 자격이 여성으로 제한돼 있어 남성인 아빠는 가입이 어렵다. 하지만 이제 아빠도 걱정 없다. 맘카페 아빠 버전(?)인 '100인의 아빠단(아빠단)'이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인구보건복지협회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아빠단은 아빠 육아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확산하고 함께하는 육아 실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시작된 대한민국 대표 아빠 육아 모임이다. 전북에도 아빠단이 있다. 보건복지부·전북특별자치도·인구보건복지협회 전북지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저출생 대응 인식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전북에서 거주하는 3세∼9세 자녀를 양육 중인 아빠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아빠단은 매주 놀이·일상·건강·교육·관계 등 분야별 주간육아과제(미션)을 수행하면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네이버 카페를 통해 아빠들만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소통하고 있다. 맘카페처럼 활성화되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육아 꿀팁 등을 공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명 맘카페가 아닌 대드카페다. 문득 전북에서 활동하는 아빠단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아빠단의 활동이 어떤지, 아빠들 간의 네트워크는 어떤지, 아빠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빠단 소속 아빠 2명을 만나봤다. "저도 아빠는 처음이라⋯." 장정현(45) 씨는 7살 아들, 3살 딸 쌍둥이를 키우는 삼남매 아빠다. 장 씨는 모임도 잘 나가지 않는 집-회사만 아는 사람이었다. 비교적 커뮤니티에 관심이 많았던 장 씨는 맘카페처럼 아빠들을 위한 공간이 없어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지난 2022년 와이프가 100인의 아빠단을 신청해 놓은 덕에 아빠단을 알게 됐다. "활동한 첫해는 몰랐어요. 2023년은 신청 시기를 놓쳐 못했고 지난해에 또 했는데 알겠더라고요. 진짜 대단한 아빠들이 많다는 걸요. 저도 가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평범한 아빠였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많이 반성하고 배웠어요." 장 씨는 아빠단을 통해 좋은 자극을 받았다. 첫째 이어 둘째 때도 육아휴직을 쓰고 아이들과 잘 놀아 주는 등 가정적인 아빠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아빠들을 보니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본인이 느낀 만큼 주변 사람에게도 아빠단의 활동을 강력 추천하는 장 씨다. 이제는 아빠들만 모여 있는 단체 채팅방까지 들어가서 다른 아빠들과 네트워크를 이어가고 있다. 장 씨는 "처음에는 아빠들이 무엇을 한다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해 보면 생각보다 별 거 없고 어렵지도 않다. 아이가 세 명이라 힘도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들이 주는 행복은 그에 비해 수십 배가 넘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첫째 때 사정이 있어서 혼자 육아휴직을 쓰고 아들을 케어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밥 먹이고, 재우고, 청소하고, 밥 하고, 밥 먹이고, 재우고. 몸은 안 힘들어도 마음이 힘들고 외로웠다. 텔레비전 속 엄마들이 왜 우울증 걸리는지 알 것 같았다"면서 "만약 아내가 가정주부라고 할지라도 아빠들이 퇴근하고 나서도 같이 육아에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 해 보니까 알겠더라"고 조언했다. "제 삶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최명호(43) 씨는 7살 딸과 함께 세상을 즐기며 성장하고 있다. 최 씨는 아빠단으로 활동 중이던 아내의 직장 동료를 통해 아빠단을 알게 됐다. 당시 매일같이 어떻게 하면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놀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던 터라 망설임없이 참여했다. "아빠단 중에서 다둥이 아버님, 아프리카로 출장을 가면서까지 미션을 올리시는 아빠들이 계세요. 이렇게 각자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이들과 소통하는 아빠들을 보면서 많은 귀감이 됐어요. 가정 내 좋은 아빠들의 모습을 본받게 되는 것 같아요." 장 씨와 비슷하게 아이와 열심히 소통하는 아빠들에게서 좋은 자극을 받은 최 씨다. 특히 아빠단 미션 중 아이와 노는 미션, 아내와 함께 육아하는 미션 등을 통해 육아에 대한 힘듦과 보람 등을 공감하고 아내와 격려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됐다. 자연스럽게 가정 내 좋은 아빠들의 모습을 본받게 된 것이다. 최 씨는 "아이를 처음 품에 안은 순간부터 저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저에게 '아빠'라는 단순한 호칭이 아닌 삶의 방향을 바꾼 가장 큰 축복이자 정말 천국이 펼쳐졌다. 그래도 저도 왕초보에서 이제 막 초보가 된 아빠다"고 했다. 이어 "아빠들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건 아이와 단 둘이 보내는 시간을 두려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함께 하려고 노력하셨으면 좋겠다. 주변 육아하는 아빠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많이들 엄마 없이 1박 하는 게 두렵다고 한다. 힘들지만 분명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두려워 하지 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 기획
  • 박현우
  • 2025.05.05 08:51

음식 팔아 기부하는 ‘천사’ 남원 초등학생들 사연은

남원에 있는 소규모 초등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 4명이 2년째 직접 음식을 만들어 팔아 기부한 사연이 전해졌다. 뛰어놀고 공부하기도 바쁜 때지만 기부 첫 해는 음료를, 이듬해는 음식을 판매하면서까지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지난 2일 오전 9시께 찾은 남원 이백초등학교 6학년 1반 교실. 작은 교실에 덩그러니 책상 4개가 놓여 있다. 기부의 주인공 김민우·김예준·정의빈·진찬민(가나다 순) 학생의 책상이다. 인터뷰를 한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에 "아, 저는 못 해요", "무슨 말을 해야 해요?", "할 말 없는데"라며 부끄럼을 탔지만 그것도 잠시 수다쟁이마냥 답변하기 시작했다. "2023년에 첫 기부를 했어요?" 진찬민 군은 "2년이 지나서 가물가물하다. 4학년 때 '사제 동행' 프로그램 하면서 담임 선생님이 음료를 팔아서 기부해 보자고 이야기했다. 그때는 선생님이 요청해서 아무 생각 없이 물품을 구입하고 호불호 없는 자몽·청포도 에이드를 만들어서 팔았다"고 설명했다. 정의빈 군은 "그때 '양심 기부통'을 만들었다. 음료 가격을 정하지 않고 학교 선배, 후배들이 저희가 만든 음료를 먹고 자유롭게 돈을 낼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10만 원 정도 모아서 물품을 마련해 독거노인·취약계층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 4명은 2학년 때부터 5년째 같은 반이다. 단짝 친구처럼 잘 지내다 보니 기부를 하자고 했을 때도 의견 충돌 없이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모두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 직접 만든 음료·음식을 팔아 기부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학생들의 기부는 5학년이 돼서도 이어졌다. 4학년 때는 자의 반 타의 반, 선생님의 제안으로 기부를 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김예준 군은 "5학년 때는 매달 분식·잔치 등 콘셉트를 정해서 음식을 팔았다. 학교에서 음식을 판 돈으로 쌀, 휴지, 라면, 물티슈를 사서 기부했다. 5학년 올라오면서 공부를 많이 하다 보니 바로 기부를 못 했다. 그래서 조금 늦게, 지난 2월에 기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선생님의 도움 없이 학생들끼리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어떻게 기부해야 할지 몰라 이백면장을 찾아가 면담을 신청한 학생들이다. 당시 면장에게 물품으로 기부하고 싶은데 기부가 가능한지, 독거노인·취약계층에 전달하고 싶은데 추천해 줄 수 있는지를 물어봤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기부하면서 느낀 감정은 대부분 '뿌듯함'이었다. 진찬민 군은 "친구들이랑 같이 기부를 하니까 더 친해질 수 있고 마음도 따뜻해졌다", 정의빈 군은 "직접 음료·음식을 만들어서 팔다 보니 힘들었지만 기부하니까 뿌듯했다", 김예준 군은 "요리하는 걸 좋아서 재미도 있고 기부 하니까 기분도 좋았다", 김민우 군은 "너무 뿌듯하고 친구들이랑 음료·음식을 만들어서 행복했다"고 했다. 앞으로도 시간만 허락해 준다면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중학교 입학을 앞두게 된 만큼 공부를 놓을 수 없어 고민이 크다고 한다. 진찬민 군은 "또 기부 계획은 있지만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5학년 때 보니까 달마다 요리를 만들어야 하다 보니 수업 진도가 느리다. 그래서 더 힘들지만 기분이 좋고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전했다.

  • 기획
  • 박현우
  • 2025.05.05 08:51

전북현대 '깃발 금지' 철회⋯"혼란 드려 죄송"

지난달 안전상의 문제로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 N석 1층 난간 외 관람석에서의 대형 깃발 응원을 제한하기로 한 전북현대모터스FC가 시행 2주 만에 철회했다. N석은 전북현대를 응원하는 서포터가 모여 있는 응원석으로 경기가 진행되는 90분간 선수와 같이 뛰면서 목 놓아 응원하고 깃발을 흔드는 구역이다. 전북현대는 4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전북현대에서 팬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게시글을 올리고 "전주성 N석 깃발 응원과 관련해 기존에 안내한 응원 구역과 방식 등의 제한 사항을 철회한다"며 "구단은 서로를 존중하는 응원 문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팬 여러분께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전북현대는 "구단은 안전한 깃발 응원 문화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서포터즈 MGB의 대표자들을 비롯해 관계자분들과 소통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 따뜻한 양보와 배려 덕분에 모두가 같은 마음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으며 N석의 건강한 응원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을 약속했다"며 철회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깃발 응원' 안내 사항으로 인해 많은 분께 뜻하지 않은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본 취지와 다르게 소통의 오해가 생겨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앞서 전북현대는 지난달 18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더 나은 환경 조성을 위해 20일부터 N석 1층 난간 이외 좌석에서 대형 깃발(1m 이상)을 흔드는 행위를 부득이하게 제한하고자 한다"면서 "깃발의 크기와 관계없이 관람객의 시야를 현저히 방해하는 경우 현장에서 제지·제한될 수 있음을 안내드린다"고 공지했다. 당시 전북현대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N석에서 대형 깃발을 흔들어 경기 관람이 어렵다는 민원이 다수 접수됐다. 민원을 넘어 N석 내 팬들끼리 물리적 충돌까지 생기면서 경찰이 출동할 정도로 큰 싸움이 번지기도 했다. 이에 전북현대는 "안전을 위해 중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깃발 제한 시행일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전부터였다. 이날 전북현대 서포터즈 연합 M.G.B(Mad Green Boys)는 N석의 자율성을 되찾고 서포터의 응원 문화에 대한 존중을 일깨우기 위해 깃발 총동원 응원을 펼쳤다. M.G.B는 사전에 "구단의 일방적인 공지를 통한 깃발 사용의 제한은 서포터의 자유로운 응원 방식의 원리를 침해한 행위"라면서 각자 가지고 있는 깃발을 지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북현대와 서포터 간의 갈등이 깊어지나 했으나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사건이 정리됐다.

  • 전북현대
  • 박현우
  • 2025.05.04 16:18

126년 역사 군산항 사라지나?···지역사회 “역사·브랜드 훼손” 우려

정부가 군산항과 새만금신항을 통합 운영하는 ‘원포트(One-Port)’ 체계를 확정하고 항만 명칭을 ‘새만금항’으로 변경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지역사회에서 군산항의 역사성과 브랜드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명칭에서 ‘군산’이 빠질 경우 도시 고유의 항만 정체성과 상징성이 퇴색할 수 있으며, 군산에 대한 인지도 혼선과 관광 자원 연계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일 군산항과 새만금신항을 하나의 광역항만으로 통합하는 원포트 체계 도입을 공식 발표하고, 항만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항만 명칭을 ‘새만금항’으로 일원화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항만분류체계에 따라 기존 군산항은 ‘군산항(Gunsan Port)’으로, 새만금신항은 ‘새만금항 신항(Saemangeum New Port)’으로 구분하되, 두 항만을 포괄하는 광역항만의 명칭은 ‘새만금항(Saemangeum Port)’으로 사용한다. 이에 따라 1899년 개항 이후 126년간 유지해 온 ‘군산항’ 명칭은 법률상(항만법 시행령) 국가관리무역항에서 사라진다. 다만, 국제적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가 부여한 기존 군산항의 국제 항구 코드(Port Code) ‘KRKUV’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결정에 대해 지역사회는 ‘군산항’이 단순한 지명을 넘어 항구도시 군산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상징해 온 만큼, 명칭 변경이 지역 브랜드 가치와 문화 자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군산항’은 해운업계와 물류 기업들 사이에서 오랜 기간 축적된 해운·물류 브랜드로 인지도를 갖고 있었는데, ‘새만금항’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항만 마케팅을 약화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시 마케팅 등 관광과 문화 자원과의 연계 약화도 부작용 중 하나로 꼽힌다. 군산항은 일제강점기 근대문화유산과 연계된 상징적 공간으로 관광객 유치와 도시 홍보에 활용돼 왔는데, 항만 명칭 변경은 이 같은 연계성을 약화하고 지역 콘텐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지역 항만업계 관계자는 “Gunsan Port라는 이름은 수십 년간 축적된 신뢰와 네트워크를 의미해왔다”며 “명칭 변경으로 인한 마케팅 혼선과 브랜드 손실은 무시할 수 없으며, 그럴 일은 없겠지만 향후 국제 항구 코드까지 변경될 경우 타격은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원포트 결정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해수부 ‘고육지책’으로 볼 수 있지만, 군산시는 원포트의 주도성을 계속 유지하는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아울러 법률상 명칭 변경이 가져올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항만 마케팅 전략 재정비와 지역 상징성과 연결된 콘텐츠 개발 등 실질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군산
  • 문정곤
  • 2025.05.04 14:46

[전북 이슈+] 행복은 나누면 배가 된다⋯"가족 같은 이웃 외면할 수 없죠"

서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기회가 쏟아지는 5월, 가정의 달이 돌아왔다. 이달은 유독 따뜻한 소식이 많이 들리는 달이기도 하다. 본보도 가정의 달을 맞이해 <행복은 나누면 배가 된다> 3편의 기획을 마련했다. 소외된 이웃을 외면할 수 없어 동네 이웃끼리 봉사단을 만들어 반찬과 함께 따뜻한 정을 나누는 '사랑의 울타리' 봉사단, 서툴지만 행복한 육아 꿀팁을 나누고 틈틈이 아이와 시간 보내며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100인의 아빠단, 공부하고 뛰어 놀기도 바쁜 때지만 음식과 음료 팔아 주변 이웃에 물품을 기부하는 남원 이백초 6학년을 만나봤다. 해마다 어려운 이웃에게 반찬과 함께 따뜻한 정을 전하는 단체가 있다. 외환위기가 닥쳐온 1998년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못해 만들어진 봉사 단체, ‘사랑의 울타리’가 그 주인공이다. 사랑의 울타리는 전주시 덕진구에 거주는 지역민들로 구성됐다. 구성원들은 각각 식료품점 상인, 요리사,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과 환경을 가졌지만 소외된 이웃들을 외면할 수 없다는 공통된 마음 하나로 뭉쳤다. 그렇게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 밑반찬을 전달하고 말동무를 하기 시작한 지 27년이 흘렀다. 어느덧 봉사단 규모는 643명까지 늘어났다. 유찬 사랑의 울타리 회장 또한 10년 넘게 봉사단에 몸담았다. 유 회장은 “봉사 하는 사람도 봉사 받는 사람도 덕진구 사람”이라며 “그저 봉사단이 오가며 마주치는 이웃들에게 최소한의 안전망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고 봉사단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27년간 사랑의 울타리는 매년 다 함께 만든 김치, 나물 등 밑반찬을 주기적으로 소외 계층에 나눠주고 명절에는 음식을 만들어 제공했다. 주로 홀로 어르신, 한부모 가족 등 소외되기 쉬운 계층이 우선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에게도 닿으려고 하고 있다. 최근 사랑의 울타리 봉사단원들은 어린 아이들을 위해 제과제빵을 배우고 있다. 10회차 수업을 등록해 30일 기준 6회차 수업에 접어들었다. 유 회장은 “우리 동네엔 아이들도 많은데, 그중에는 부모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는 아이도 있다”며 “그런 아이들이 눈에 띄면 밥 한 끼 먹이고, 비 오는 날에는 우산도 쥐여주는 편이다. 그래도 더 맛있는 간식을 먹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랑의 울타리는 매년 봉사하는 범위를 차츰 늘리려 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봉사 확대는 힘든 상황이다. 시간이 갈수록 신입 회원 가입 신청은 줄어들고 기존 회원 또한 경제적 이유로 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원금 또한 끊겨 봉사 단원들이 음식 재룟값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 축제에 참가해 모금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 회장은 “봉사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금과 사람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둘 다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금이야 우리가 벌면 되지만, 사람이 부족하면 봉사단 명맥이 끊길 수밖에 없다”며 “사랑의 울타리가 아니더라도 동네마다 봉사단이 있으니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 기획
  • 문채연
  • 2025.05.04 12:17

[대선 D-30] 판세 뒤흔들 변수는…반명 빅텐트와 李 파기환송심

대선을 불과 한 달 남겨둔 4일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변수는 오히려 커진 모습이다. 범보수 진영을 필두로 한 '반명(反이재명) 빅텐트' 성사 여부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파기환송심' 향배가 최대 변수로 등장했다. 빅텐트의 성사 여부와 파괴력은 조기 대선에서 우위를 점한 이 후보에 맞설 세력이 형성되는지를 좌우한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에 따른 이 후보의 후속 재판 절차도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변수로 꼽힌다. ◇ 빅텐트, 김문수·한덕수 단일화에 이준석·이낙연까지?…민주 "빈 텐트" 이번 대선의 판도를 뒤흔들 최대 변수는 '빅텐트'의 성사 여부와 파괴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세력이 함께 모인다는 의미의 빅텐트는 현실 정치에서 다양한 범위와 양태로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파괴력이 큰 시나리오는 범보수 진영과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이 '반명' 기치 아래 모두 참여하는 단일화 내지 선거 연대다. 각종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정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포퓰리즘 정권이 들어설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온 '이재명은 안 된다'는 구호가 보수 진영이 앞세우는 빅텐트 명분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가 손을 잡는 보수 진영의 단일화에서 시작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당대당 통합' 방식의 단일화 또는 선거 연대, 나아가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 등 민주당 출신 비명계 인사들까지 손을 잡는 것까지 거론된다. 일단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빅텐트의 첫 번째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경선을 통해 선출된 김 후보와 한 후보 사이 단일화는 향후 선거 일정을 고려하면 이번 주 중으로 논의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후보를 우려하는 모든 분과 손을 잡고 힘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반명 단일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이를 거부하는 세력은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소속 대통령의 계엄과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안티테제' 논리만으로는 정권교체론에 맞설 수 없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이준석 후보는 미래 가치와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한 빅텐트, 이낙연 상임고문은 '87년 체제' 극복을 위한 개헌 빅텐트를 각각 제시한 바 있다. 한 후보는 지난 2일 출마 선언에서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분들과는 누구와도 협력해 나갈 것이고, 필요하면 통합도 하고 노력하겠다"며 좀 더 넓은 형태의 빅텐트의 틀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빅텐트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하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한 후보의 경우 김 후보와의 단일화를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는 반면, 이준석 후보나 이낙연 상임고문과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이준석 후보의 경우 국민의힘 대표를 지낼 당시 윤 대통령을 따르는 친윤(친윤석열) 주류에 의해 사실상 강제로 끌어내려진 인사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그를 다시 끌어안기에는 상당한 부담을 안고, 그만큼의 비용도 치러야 한다. 새미래민주당과 이 상임고문 측은 국민의힘에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전날 윤 전 대통령 출당 논의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아직 없다"며 "구체적으로 논의해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빅텐트의 확장 가능성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후보에 대한 반감으로 뭉칠 뿐,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정치적 '야합'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빅텐트'가 아니라 '빈 텐트'라는 평가절하가 대부분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 내내 총리였던 한덕수 후보는 내란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며 "그런 그가 빅텐트에 참여한다면 오히려 반길 일"이라고 말했다. ◇ '이재명 파기환송'에 변수 돌출…국힘 '李 후보 사퇴' 총공세 지난 1일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가 대선판의 흐름을 좌우할 또 하나의 주요 변수로 돌출했다. 무죄 확정을 바라던 민주당의 기대와 달리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함에 따라 그의 대권 가도는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마주하게 됐다. 이 후보 파기환송심의 첫 재판은 오는 15일로 예정됐다. 법적 절차를 고려하면 대선 전 확정 판결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관측 속에도, 국민의힘에 공세를 펼 공간을 마련해줬다는 점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심하는 모습이다. 일단 파기환송을 선고한 대법원을 향해 "사법 쿠데타", "부당한 대선 개입"이라며 날을 세우면서 대법관들에 대한 탄핵까지 으름장을 놓지만, 강경 일변도로 대응하다간 중도층 민심을 잃을 수 있다는 걱정도 크다. 중도층의 여론이 바뀔 경우 이 후보의 지지율에도 이상 기류가 발생할 수 있고, 당내에서 '후보 교체론'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는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총공세에 나설 태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살아 있는 정당이라면 당연히 후보 교체론이 분출해야 한다"며 "범보수 주자들은 구국의 정신으로 단일화 논의도 하는데, 민주당은 왜 후보 교체를 못 하나"라고 반문했다.

  • 정치일반
  • 연합
  • 2025.05.04 09:26

민주, 비상의총…'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여부 논의할 듯

더불어민주당은 4일 오후 국회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대법원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비상 의총에서는 당내에서 분출하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유력 대선 후보인 이 후보 사건을 심리해 결론을 내렸다며 이를 '사법부의 대선 개입', '사법 쿠데타'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전날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기자회견을 열어 "조 대법원장이 이끄는 대법원의 무리한 절차와 편향된 판단은 국민 법 감정과 상식에 정면 배치된다. 즉각 조 대법원장 탄핵 소추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이건태 의원이 올린 이런 내용의 더민초 성명서를 링크하고는 "할 수 없다. 이게 마지막이길"이라고 적었다. 이 후보는 같은 날 당내의 이런 탄핵 주장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저야 선출된 후보고, 선거는 당과 선대위가 치르는 것이니까 당이 국민의 뜻에 맞게 적의(適宜·알맞고 마땅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이 파기환송 결정 전 이 후보 사건 서류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졸속 판결' 주장과 관련해 대법원에 대법관들의 전자 서류 검토 로그 기록을 공식 요청하는 방안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법원이 졸속 재판 지적을 반박할 자료를 내놓지 못한다면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며 "일단 명백한 대선 개입인 대법원의 이번 결정 자체만으로도 이미 탄핵 요건은 충족됐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 정치일반
  • 연합
  • 2025.05.04 09:22

'전설매치' 승자는 전북현대⋯송민규 골∙송범근 선방 빛났다

전북현대모터스FC가 또 한 번 FC서울 안방에서 승리하며 2017년 이후 매년 서울 원정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서울은 8년 만의 상암벌 승리에 도전했지만 실패하게 됐다. 지난 2024시즌 강등 위기까지 몰렸던 K리그 전통 명가인 전북의 2025시즌 상승세가 무섭다. 전북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1라운드 FC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전설 매치(전북의 '전', 서울의 '설'을 더한 매치명)'의 승리로 전북은 3연승에 성공하며 K리그1 전체 순위 2위(6승 3무 2패, 승점 21) 자리를 지켰다. 전북은 송범근이 골문을 지키고 김태환, 홍정호, 김영빈, 김태현, 박진섭, 강상윤, 김진규, 전진우, 콤파뇨, 송민규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은 강현무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김진수, 김주성, 야잔, 최준, 류재문, 황도윤, 루카스, 린가드, 강성진, 조영욱이 선발 출전했다. 지난 시즌까지 전북에서 활약한 수비수 김진수는 선발로, 공격수 문선빈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전반 23분 전북 송민규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김태환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은 송민규가 골을 헤더로 처리하면서 2025시즌 마수걸이 골을 넣었다. 김태환도 올해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반 29분 서울 린가드가 회심의 슛을 날려 봤지만 전북 송범근 슈퍼 세이브(정말 막기 힘들거나 막는 게 불가능한 경우에 나오는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은 1-0으로 끝났다. 송범근의 슈퍼 세이브는 후반에 더 빛났다. 후반 1분 서울 루카스 중거리 슈팅, 6분 루카스 헤더, 12분 루카스 슛, 37분 황도윤의 슛을 다 송범근이 처리했다. 앞서 후반 7분 전북 콤파뇨의 패스를 받은 강상윤이 서울 수비 사이를 뚫고 골을 넣었다. 하지만 패스 과정에서 전북 콤파뇨의 왼손에 맞았는지, 서울 김주성의 허벅지에 맞았는지를 두고 VAR 판정을 거친 결과 핸드볼로 인정되면서 골이 취소됐다. 송민규의 마수걸이 골에 이어 강상윤도 올 시즌 첫 골이었지만 아쉽게 무효 처리됐다. 후반 38분 서울 린가드가 올린 크로스를 받은 김주성이 골대 바로 앞에서 슛을 시도했지만 공중으로 뜨면서 기회가 날아갔다. 후반 40분 전북 박진섭 반칙으로 서울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역시 공중으로 떴다. 경기는 1-0으로 마무리됐다.

  • 전북현대
  • 박현우
  • 2025.05.03 20:57

"백제 무왕 납시오"...'시민과 함께’ 2025 익산서동축제 팡파르

“항상 차들로 가득 차 있던 도로가 수많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지니 정말 축제가 열렸다는 게 실감이 나네요.” “지난해에도 굉장히 이색적이고 인상적이었는데, 올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아요. 볼거리도 더 풍부해지고 진짜 재미있어요.” 백제 30대 무왕의 행렬을 시민들과 함께 재현한 무왕행차 퍼레이드가 익산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며 2025 익산서동축제의 성대한 서막을 알렸다. 3일 오후 5시 익산 중앙체육공원 일원. 어양공원에서 중앙체육공원까지 약 800m 구간 4차선 도로가 갖가지 분장을 한 시민들과 다양한 음악으로 가득 찼다. 풍물, 태권도, 치어리딩, 마술, 밸리댄스, 줄넘기, 타악, 댄스 등 다양한 주제로 모인 시민행렬단과 지역 문화예술단체에서부터 전문 공연단까지 1000여 명의 퍼레이드 참여 팀들은 저마다 다채로운 끼와 재능을 선보이고 그간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며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평소 볼 수 없었던 볼거리가 도심 속 도로 위에서 펼쳐지자 여기저기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가족·지인의 참여 모습이나 이색적인 장면을 추억으로 간직하기 위한 카메라 세례도 퍼레이드 내내 이어졌다. 익산시민은 물론 타 지역에서 참여한 팀이나 외국인들로 구성된 팀들도 고유의 장기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고취대, 기마대, 백제기수단, 가마, 대신, 장군, 병사, 관료, 사절단(일본·몽골) 등으로 구성된 백제무왕행차단은 마지막에 등장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가족 단위에서부터 연인, 지인 등과 함께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행렬단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소중한 추억을 남기는 등 자유롭게 퍼레이드를 즐겼다. 이날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진 무왕행차 퍼레이드는 금마 서동공원을 넘어 도시 전체에서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확장한다는 취지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중단됐다가 2년 전부터 다시 시작됐고, 올해는 행렬 구간을 전면 통제해 퍼레이드 참여 시민들뿐만 아니라 축제장을 찾은 이들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익산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올해 무왕행차 퍼레이드는 익산서동축제를 대표하는 핵심 프로그램인 만큼 도심 도로를 전면 통제해 이전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준비했다”면서 “전문 퍼레이드 예술단의 화려한 연출과 공연, 전통 백제 복식을 갖춘 무왕 행렬과 함께하는 스토리 기반 퍼포먼스, 시민 단체와 지역 예술단체가 팀을 꾸려 진행한 시민참여형 경연 등을 통해 축제를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백제 무왕의 역사와 문화적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는데 중점의 뒀다”고 전했다.

  • 익산
  • 송승욱
  • 2025.05.03 2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