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행복한가게 봉사자 등 40여명 참여 목도리 1000여개 어려운 이웃에 전달
"춥지만 따뜻하게, 작지만 큰 사랑 전하는 목도리 배달왔습니다!"
19일 오전 11시. 전주시 덕진동 종합경기장 안의 '행복한 가게(회장 김남규)'가 시끌벅쩍하다. 분홍 카디건에 빨간 앞치마를 두른 1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잔뜩 들뜬 표정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1000여 개의 목도리를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초 시작해 지난 15일까지 자원봉사자 43명과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짠 목도리가 조금씩 모여 어느새 1000개를 훌쩍 넘었다.
자원봉사자들은 한 명당 적게는 열 개부터 마흔 개까지 맡아 짰다. '들쭉날쭉' 부족한 솜씨지만 시민들도 하나씩 정성을 보탰고, 여러 단체에서도 회원들이 직접 짠 목도리를 전해오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목도리 한 개를 완성하는데는 평균 2시간 이상 걸린다. 처음 짜는 일반인이라면 수일이 걸리기도 하는 뜨개질은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선뜻 손이 가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시민들의 참여가 부족할까 걱정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다행히도 기우에 그쳤다.
김 회장은 "일손이 부족해 걱정이 많았어요. 자원봉사자들이 열심히 해도 한계가 있거든요. 그런데 지난해 12월에 전북일보에 기사가 나간 뒤로 돕겠다는 시민들이 부쩍 늘면서 가뿐히 1000개를 넘을 수 있었다"며 만족스런 웃음을 지었다.
"자, 이제 사랑 나누러 갑니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만큼 목도리가 쌓였다는 말과 함께 이들이 향한 첫 번째 사랑 나눔터는 전주시 인후동 중증자애인지역생활지원센터.
40명 남짓의 중증장애인이 모여 생활하는 이 곳에 행복한 가게는 회원들과 가족들 몫까지 166개의 목도리를 전달했다. 알록달록 예쁜 목도리와 보너스로 장갑까지 선물받은 장애인들은 아이들처럼 마냥 신난 표정이었다. 조용했던 센터 앞 마당에는 어느새 웃음 소리가 넘쳤다.
기뻐하는 모습만 가슴에 담고 자원봉사자들은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다.
전주시내 곳곳을 돌며 다온학교 50개, 전북여성장애인연대와 등불야학, 샛별야학에 300개 등 각 단체마다 배달하려면 여유부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중증장애인지역생활지원센터 강현석 센터장은 "요즘 부쩍 추워져서 걱정이 많았는데 직접 짠 목도리와 장갑을 선물 받아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을 것 같다"며 "각박한 사회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고마운 분들 덕분에 힘이 난다"는 말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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