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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는 라면 다섯봉지"

익산 '산성오케스트라…' 음악회 통해 8년째 사랑나눔

늦더위를 식힌 소나기가 무척 반갑게 느껴진 28일 오후,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는 아주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다. 지역의 불우 아동을 돕기 위한 '산성 오케스트라 라면 음악회'다.

 

이날 시민들은 입장료 대신 라면 다섯 봉지를 내고 관객이 됐다. 미처 라면을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은 모금함에 작은 성의를 표시했다. 라면뿐 아니라 과자와 김치 등 이웃돕기 성품도 쌓였다.

 

솜리문화예술회관 대강당의 객석은 650여석에 불과했지만 이날 800여명의 시민들이 특별한 음악회를 찾아 계단 통로까지 채웠다.

 

이날 음악회에 입장료로 걷힌 라면은 약 6000봉지, 모금액은 105만원에 달했다. 또 70만원 상당의 누룽지와 과자 50상자, 단무지 12상자, 김치 100kg이 들어왔다. 이같은 성금과 물품은 익산시자원봉사종합센터와 공동으로 도내 40개 아동보호시설에 전달된다.

 

산성오케스트라 라면 음악회는 지난 2006년부터 시작돼 이번이 8회째다.

 

지난 1997년말 익산 산성교회 송흥준 목사가 교인들을 대상으로 관현악단을 창단해 매년 한 번씩 정기 음악회를 열어오다 2006년 3월 '섬김과 나눔 자원봉사단'을 창단해 조손가정 아동돕기에 나선 게 계기다.

 

송목사는 겨울철 '따뜻한 라면 국물이 먹고 싶다'는 아이들의 작은 소망을 듣게 됐고 2006년 8월 제1회 지역아동센터 후원을 위한 라면음악회를 열게 됐다.

 

이날 공연은 교회 신자 중심으로 구성된 산성오케스트라 단원 40명과 전북대 이일규 교수가 이끄는 도미누스 앙상블 단원 20명, 노아 중창단(노래하는 아이들) 10명 등 70명이 무대에 섰다.

 

음악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이 특별한 음악회는 매회 만원사례를 이뤘고 지금은 삼양식품과 금호건설·하이트 등 유명 업체들이 앞다퉈 후원을 자처하고 있다.

 

특히 이번 8회 음악회는 그간 1회 공연으로 끝냈던 전례를 깨고 오후 3시30분과 오후 7시 30분 두차례로 나눠 공연을 진행했다. 한 차례 공연으로는 관객을 모두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송흥준 목사는 "100명도 채 안되는 교인과 함께 오케스트라 음악회를 8회까지 열었다는 자체가 기적적이다"며 "우리 주변에는 다섯 발자국만 움직이면 어려운 이웃이 있고, 시민들은 이같은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에 우리 음악회가 존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익산 산성교회가 주최하고 섬김과나눔 자원봉사단과 익산시자원봉사종합센터가 후원한 이번 음악회의 지휘는 이일규 교수(전북대)가 맡았다.

이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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