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듸오, 그곳엔 진짜 커피가 있다...올망졸망한 공간 매니아층에 인기...커피문화교실 열어 대중화 이끌어
나무라듸오? 나무로 만든 라디오가 있어서 카페 이름을 이렇게 붙였을까.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했다.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 있는 이 카페는 독특한 분위기와 커피맛이 없다면 이미 문을 닫아야 할 곳에 자리잡고 있다. 골목 안에 숨어있어(?) 일부러 찾지 않고서는 쉽게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그럼에도 지난달 29일 이곳을 찼았을 때 카페는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입에 입소문으로, 블로거들이 올린 글들로 이미 많은 고객층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주인인 형길환씨(42)는 주방에서 손님이 주문한 커피를 만들고 있었다. 핸드드립커피다. 커피알갱이 사이에 뜨거운 물을 정성스럽게 붓는 작업이다. 형씨의 커피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이 핸드드립커피를 만드는 과정에 잘 담겨있다.
그는 바리스타(커피 만드는 전문가) 자격증이 없으면서도 커피전문가들도 알아주는 바리스타다. 일찍이 카페에 ‘커피문화교실’을 열어 지역의 새로운 커피문화의 대중화를 이끄는 데 일조했다. 그의 강좌를 거쳐간 수강생이 100명이 넘는다. 수강생중 80%는 가정에서 좀 더 고품질의 커피를 즐기려는 사람들이고, 나머지는 커피점을 운영하려는 사람들이란다.
“커피의 종류가 몇 가지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아메리카노만 하더라도 원두의 생산농장마다 품질이 다른 각기 다른 재료인 데다, 같은 재료라고 하더라도 추구하는 맛에 따라 표현하는 방법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는 개인적으로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코스타리카 커피를 즐기며, 하루 평균 4~5잔 정도 마신단다.
형씨가 바리스타로서 전문성을 발휘한다면, 영상디자인을 전공한 부인 안미영씨(41)는 카페공간을 디자인하는 분위기 메이커다.
“당초 청국장집이었는 데, 카페로 꾸미면 재미있는 공간 구성이 될 것 같았습니다.”
전북대 앞에서 가게를 운영하다 2007년 이곳에 둥지를 튼 배경인 셈이다. 한옥에 올망졸망한 공간들과, 미닫이문 등을 그대로 살렸다. 다만 서까래가 드러날 수 있게 천장을 헐었다. 카페는 홀 공간과 책을 읽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6~7개의 작은 공간들이 독립적으로 구성돼 있다.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과, ‘하늘다락’이라는 이름의 다락공간도 이채로웠다.
고교생부터 어머니층, 40~50대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이곳을 찾는 층은 다양하다. 가족단위 카페족들도 많단다. 요즘은 카페투어족도 생겼다. 이곳 저곳, 이 도시 저 도시의 카페를 돌아다니며 취미생활처럼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카페를 집이나 도서관처럼 생각하며 종일 죽치는(?) 사람들을 위해 커피 3잔까지 무료 리필을 해준다.
“카페는 종합엔터테인먼트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도 듣고, 책도 보고, 취미가 같은 사람끼리 모여 소통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카페 이름을 나무라듸오로 붙인 것도 라디오에서 처럼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서란다. 나무는 나무소재가 많은 카페의 특징을 나타낸다. 우리밀을 이용한 제과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친환경 유기농 녹차도 즐길 수 있다.
형씨는 쉬운 종목이 아닌 데 쉽게 접근하려면 실패하기 쉽다며, 장인 정신으로 해야 스스로도 즐길 수 있고 고객들도 만족시킬 수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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