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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파사드' 의미와 국내외 유명한 곳…대형건물 외벽이 '캔버스' 아름답게 펼쳐진 '빛그림'

기술·미술·마케팅 결합 '공공예술'…삭막한 도시 공간에 감성 불어넣어

▲ 미디어 파사드는 건물 외벽에 LED조명이나 빔 프로젝트의 밝기와 색상을 조절해 다양한 형태와 움직임을 표현한다. 사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디어 파사드.
 

 

 

 

 

소통은 공공예술의 핵심적인 개념이다. 상점 간판에서 도로 표지판까지 과거 도시의 커뮤니케이션은 일방적이고 기능적인 게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도시는 아름다운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시도 가운데 하나가 빛의 과학이 결합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만한 거대한 규모의 건물들을 장식하는 것이다.

 

빛을 활용해 도시의 예술적인 풍광을 창조해 나가는 방법은 꾸준히 시도돼 왔다. 도시의 광고 전광판을 활용해 영상 작품을 상영하는, 즉 마치 도시가 갤러리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미디어 파사드는 좀 다르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물 외벽을 대형 스크린처럼 꾸며 여러 가지 콘텐츠를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이다. 주로 LED조명이나 빔 프로젝트의 밝기와 색상을 조절해 형태와 움직임을 표현한다.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는 건물 벽면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미디어 파사드의 명소가 됐다. 서울스퀘어는 건물 벽면 LED 조명을 활용해 영국 팝아티스트 줄리언 오피의 '걷는 사람들'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종각에 위치한 SK신사옥은 건물 주변·외벽·내부에서 영상을 보여주고, 건물 외관을 빛의 극적인 효과를 만드는 장치들로 꾸며 첨단 통신기업의 이미지를 전해준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공사 현장에는 벌거벗은 모나리자의 누드 그림이 그려진 가림막이 설치돼 시민들의 눈길도 끌었다. '모든 것을 보여주는 미술관'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LED를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는 2000년대 들어 세계 주요 도시에서 유행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의 옥상공원인 밀레니엄 파크는 벽돌 형태의 LED 집적판을 쌓아 올려 얼굴 형태를 만들고 입에서는 물줄기가 쏟아지는 미디어 분수를 설치해 유명해졌다.

 

일본 도쿄 한복판 긴자에 들어선 샤넬타워는 화려하며 독특하고 창조적인 LED 파사드로 알려지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영국 런던의 O2 아레나, 2006 독일 월드컵이 열린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세계의 주목을 끈 냐오차오도 미디어 파사드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같은 시도는 미술 작품을 부각시켜 만들어지는 이미지를 우회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시도다. 미디어 파사드 혹은 미디어 월의 확산은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뉴욕에서 활동 중인 '그라피티 리서치 랩'의 작품 '레이저 태그'는 서울스퀘어처럼 대형 빌딩을 캔버스 삼아 레이저 빔으로 그림을 그린다. 도시 곳곳에 스프레이로 뿌린 낙서인 '그라피티'를 디지털 미디어로 재현한 것이다. 아주 강한 초록색 레이저 빔을 건물에 쏘면 그 흔적을 따라 프로젝터가 빛을 투영하여 마치 빛으로 낙서를 한 것처럼 만들어 준다.

 

미디어 파사드는 순수미술이 기업의 마케팅과 결합하면서 보다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두 분야는 모두 대중과의 소통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소통의 콘텐츠를 창출하는 작가들이 대중에게 접근하는 방식까지 만들어 내기는 어렵기 때문에 마케팅 전문가들의 힘이 요구된다. 마케팅 전문가 입장에서도 강렬하고 감성적인 시각예술은 훌륭한 홍보 수단이 된다.

 

도시에 그림을 입히는 미디어 파사드는 강력한 소통의 가능성이 있어 대중과 호흡하고자 한다면 미술을 새롭게 선보이는 이상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그 기획이 지속적인 첨단기술과 마케팅 전략, 공공예술로서 미술의 삼박자가 균형을 잘 맞출 수만 있다면 말이다. /송대규 문화전문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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