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단오 풍속 뭐가 있나
우리나라에 유독 단오굿이 강하게 남아있는 지역들이 있다. 강원도 강릉단오제를 비롯한 동해안지역, 전남 영광 법성포, 경북 경산 자인, 경남 창녕 영산면 등이다. 이 지역은 고대 5월제와 같이 풍농, 풍어 의례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그 중에서 단연 압권은 강릉이다. 강릉단오제는 지역 수호신에게 지내는 제의의 연장선상에서 펼쳐지는 축제이다. 음력 4월 5일 제사에 필요한 술인 신주빚기를 시작으로 4월 15일의 대관령 산신제, 대관령 국사성황제, 봉안제를 거쳐 5월 3일 국사성황신과 국사여성황신을 강릉 남대천 가설굿당으로 모셔오기 위한 영신제를 지내고, 영신행렬 후에 단오제 본제를 지내게 된다. 5월 4일부터 7일까지 매일 아침에 조전제(朝奠祭)를 지내고, 동해안 세습무당들이 총출동하여 나흘동안 20여 굿거리가 넘는 단오굿을 연일 펼친다. 마치는 날 저녁에는 국사성황신과 국사여성황신을 송신하는 송신제를 지낸다.
그리고 본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관노가면극, 씨름 등의 각종 연행과 세시놀이, 공연, 난장 등이 연일 펼쳐진다. 강릉단오제를 압도하는 것은 단오장으로 불리는 난장이다. 드넓은 남대천 단오장은 색색의 천막 아래 온갖 장사꾼들과 시민들로 왁자지껄해서 우리의 전통적인 축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기록된 부족국가시대부터 주야로 남녀가 한데 어울려 음주가무했다는 전통은 바로 여기를 두고 한 말인 듯할 정도이다.
이제 우리지역 단오풍속을 보자. 부안군 모항마을에서는 단오날 쑥으로 쑥떡을 만들어 먹고, 쑥다발을 대문에 걸어 재앙을 방지하였다. 특히 단오날 오(午)시에 뜯는 쑥이 약효가 가장 좋다고 하여 이때 약쑥을 뜯는 풍속이 있다. 단군신화 이래로 쑥은 단순한 식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액을 물리치는 신성한 식물로 여기왔던 것 같다. 또 부녀자들이 뒷산에 올라 나무에 줄을 매고 줄타기를 하거나 그네뛰기도 하였다. 진안 백운면에서는 익모초를 베어 즙을 내어 마셨다. 단오 무렵이 익모초의 약효가 가장 좋은 때라고 한다. 부안군 계화면 원창마을에서는 약쑥을 캐다가 삶은 물로 머리를 감기도 하고, 말려서 떡을 해먹기도 하였다. 또 바닷가로 가서 모래찜질도 하였다.
순창군 구림면 금상마을에서는 단오날이면 두룽정이나 물통골로 물맞이를 갔다. 이날 물맞이를 하면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하여 그런 풍속을 지켰다. 또 아침에 상추잎에서 이슬을 받아 얼굴에 바르면 버짐이 없어지고 여름에 땀띠가 나지 않고 피부가 고와진다고 한다.
완주군 용진면 두억리에서는 창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했다. 이렇게 하면 창포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 때문에 바쁜 병이 범접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또 창포 뿌리를 깎아 비녀를 만들고 붉은 연지로 색칠을 하여 머리에 꽂았다. 이른바 창포잠이다. 이렇게 하면 나쁜 역귀를 쫓는다는 속신이 있었다.
이상고온이라며 연일 덥다. 게다가 전국이 쩍쩍 타들어가는 가뭄으로 농민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번 단오제는 벽사보다 기우제로 돌려서 풍농을 더 기원해야 할 것 같다. 단오기우제로 단오 굿덕 좀 보기를 앙망축원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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