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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 수풍마을 정착 20년차 박외진씨]연 2회 수확 큰토마토로 순소득 7000만원 '부농'

고향서 최초 시설하우스 설치 1년간 작목 교육·선진지 방문…IMF시련 딛고 친환경농 전환 주민들과 협동조합 설립 계획

▲ 임실군 청웅면 수풍마을에서 20년째 귀농생활을 하고 있는 박외진씨와 가족들이 지난 여름 포도밭에서 사진촬영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철도청이라는 직장을 과감히 접고 피폐해진 고향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20년째 귀농생활을 펼치고 있는 애향인 박외진씨.

 

△도시생활 청산

 

초등과 중학교를 고향에서 졸업한 박씨는 부모님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쳐 고교와 대학을 경기도 성남시에서 마쳤다.

 

자식만큼은 절대로 농사꾼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부친(2003년 작고)의 뜻에 따라 그는 고교와 전문대에서 기계학을 전공했다.

 

군대를 제대하고 83년께 취업준비에 몰두한 그가 그가 처음 정착한 곳은 대우정밀이라는 제법 큰 회사였다. 하지만 3년을 버티지 못하고 대한석탄공사로 이직, 근무에 열중했으나 이마저도 박씨의 열망에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당시 석탄공사에 들어가기 위해 학원에서 시험공부에 열중하던 중 지금의 부인인 동갑내기 심미정씨도 이때 만났다.

 

88년도에 가정을 꾸린 박씨는 석탄공사를 그만두고 철도청 시험을 준비, 합격하면서 고향인 임실역 근무를 희망했다. 그가 임실역 근무를 희망한 것은 평소 동경해 왔던 고향을 잊지 못해 가까운 곳으로 오기 위함이다.

 

고향 인근에 정착하면서 딸 지은(25)이와 아들 병율(20)이도 이즈음에 태어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농사에 대한 그의 열망은 직장을 뿌리쳤고 94년 들어 부모의 눈치를 불구하고 고향집으로 들어갔다.

 

▲ 초등학생들이 임실 청웅면 수풍마을에서 농촌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퇴직금과 대출 등 2500만원으로 임실군 최초 시설하우스

 

이미 무엇을 할 것인가에 마음을 굳힌 그는 자신이 모은 퇴직금과 은행 대출 등을 통해 2500만원의 농업자금을 마련했다.

 

또 마을 가까운 곳에 1500㎡의 농지를 임대, 임실지역 최초로 시설하우스를 설치하고 젊은 농업인들과 뭉쳐 오이와 토마토재배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그는 임실군에서 실시하는 각종 교육에 참여했고 시설하우스 선진지로 알려진 전남 구례 등 전국 각지를 여러차례 방문했다.

 

1년여의 교육과 선진지 방문 등에 힘입은 그는 94년 첫해들어 오이를 재배, 20㎏ 1상자에 3만원씩 1000상자를 생산했다.

 

더불어 오이재배가 끝나면 토마토를 심었고 제철이 아닌 탓에 당시에는 비교적 높은 가격을 받아 연간 1500만원이라는 순수익을 올렸다.

 

물론 당시에는 연료비와 인건비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아 박씨의 귀농전략은 순풍에 돛을 달았다. 해가 가면서 농사일에 재미를 붙인 그의 첫 시련은 태풍과 전 세계적으로 시련을 안겨준 98년 IMF 사태였다.

 

당시에는 은행대출에 따른 농업인끼리의 연대보증이 필수였기에 빚 보증으로 1억원이라는 거금을 날렸다.

 

다행히 정부의 정책자금과 자치단체의 지원에 힘입어 위기를 탈출했고 이를 계기로 그는 새로운 농법에 뛰어드는 전환점이 됐다.

 

시설하우스가 우후죽순격으로 확대됨에 따라 고소득으로부터 멀어지자, 2003년에 들어 그는 친환경농법에 눈을 돌렸다. 임실군농업기술센터의 권장과 미래농업에 대한 동경이 그를 첨단농업으로 이끌어 준 동기였다.

 

재배면적을 1만㎡의 연동하우스로 대폭 확대한 그는 화학비료와 농약 등을 이용한 종전의 재배시스템을 무농약 유기농법으로 바꿨다.

 

또 오이를 배제하고 큰토마토 위주의 단일품목 생산에 전념했고 정부나 지자체가 공인하는 인증 획득에도 주력했다.

 

▲ 토마토시설하우스에서 박외진씨가 농기계를 이용해 밭갈이를 하고 있다.

이같은 박씨의 노력은 날로 치솟는 연료비와 인건비를 충분히 감당했고 생산된 농산물은 철저한 인터넷상거래로 고객을 늘렸다.

 

특히 종전의 관행농법에 반해 친환경농업은 다소 재배와 관리에 어려움이 뒤따랐으나 판매가는 2~5배의 고수익이 보장됐다는 점이다.

 

△마이웨이농원 설립으로 새농촌 건설

 

지난 2006년 친환경농업에 자신을 얻은 박씨는 찬환경농법에 따른 자신만의 노하우를 접목한'마이웨이 농원'을 설립했다.

 

설립 목적은 후배 귀농자를 중심으로 친환경농업에 따른 다양한 기술 등 노하우를 전수키 위함이다. 이를 위해 그는 각종 유기농법에 따른 이론과 실기 중심의 지식을 쌓았고 그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과 기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요즘에는'농업마이스터'자격을 취득키 위해 주력한다는 그는 정부와 지자체가 주도하는'마을만들기'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마을주민과 친환경농업에 참여하는 농민을 대상으로 협동조합 설립도 구상중에 있다. 마이웨이농원을 임실군의 친환경 농업의 중심지로 부각하고 각종 체험과 농업교육 등 새농촌 건설의 희망지로 키워 나간다는 생각에서다. 현재 마이웨이농원에는 친환경농업을 배우기 위해 전국 각지의 40대 귀농 희망자 6명이 실습을 벌이고 있다.

 

박씨는"무조건 귀농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며"귀농을 결정키 이전에 충분한 지식과 계획,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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