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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론' 불모지 장수 고랭지에서 첫 2기작 성공

장계 신기마을 정착 3년차 조일형씨 / 1주 2과 생산 브랜드가치 높여 7년 후 '억대 부농' 실현 목표 / 경험 토대 지침서 발간 계획도

▲ 장수군 장계면 송천리 신기마을에 터를 잡은 귀농 3년차 조일형씨 부부가 하우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속 왼쪽은 조일형씨가 재배한 메론.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초·중·고와 대학까지 마친 서울토박이 사업가가 있었다. 그런 그가 갑작스럽게 귀농을 결심하고, 장수에 둥지를 튼 뒤 이제는 '억대 부농'을 꿈꾸고 있다.

 

장수군 장계면 송천리 신기마을에 터를 잡은 귀농 3년차 조일형씨(54)가 주인공이다.

 

손재주가 좋았던 조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친환경 일회용품 사업에 뛰어들어 12년간 중소기업을 운영했다. 어릴 적부터 시골에 대한 향수가 많았던 그는 고등학교 시절에 원예반에서 활동하며 '환갑이 넘어서는 농촌에서 농사지으며 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던 그는 우연히 장수를 지나는 길에 장수의 풍경에 빠져들었고,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0년 51세에 당초 계획을 앞당겨 홀로 귀농을 감행했다.

 

농촌으로 가서 열심히 농사를 지으면 경제적인 부분도 해결하면서 삶의 질도 높아질 거라고 믿고 귀농을 했다는 조씨.

 

그는 처음에는 장계면 금곡리 동정마을의 빈집을 얻고 하우스 1700㎡(500여평)을 빌려서 처음 농사를 시작했다.

 

 

▲ 조일형씨가 메론하우스에서 자녀들과 함께 모종을 살펴보고 있다.

본인에게 적합한 품목, 작업량이 적은 품목, 고소득 품목을 찾기 위해 20여가지 품목을 시험재배한 결과 장수지역에서는 다소 생소한 메론을 선택했다.

 

당시 주위에서는 '장수에서는 적합하지 않은 작목'이라며 재배를 만류했었다.

 

하지만 그는 장수의 고랭지 특성을 살리고 기술만 제대로 갖춘다면 어느 지역보다 고품질을 생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지난 2011년 1700㎡(500평)의 하우스에 본격적으로 재배를 시작했다.

 

농사는 물론 메론에 대해 초년생이던 그는 모르는 것은 책과 인터넷에서 또 메론의 주산지인 전남 곡성을 수차례 방문해 하나하나 배워가며 재배에 나섰다.

 

결국은 성공이었다. 1기작에 당도가 15~17브릭스 이상으로 타지역의 10~12브릭스보다 우수하고, 외관이 좋고 과육이 단단하며 아삭아삭한 메론이 결실을 맺었다.

 

메론 생산에 자신감을 얻은 그는 지난해 현재 살고 있는 신기마을로 자리를 옮겨 군의 시설자금을 지원받고, 귀농인창업자금을 융자받아 땅 5620㎡(1700평)을 구입해 집을 짓고, 하우스 2644㎡(800평)를 마련했다.

 

영농일지를 써가며 지극 정성으로 메론 재배에 매달린 그는 지난해 장수군 최초로 2기작에 성공해 순소득 3000만원을 올렸다.

 

 

▲ 메론하우스 외부 전경.

아직은 고소득으로 볼 수는 없지만 적은 자본으로 안정적으로 정착한 모범적인 귀농사례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7명으로 구성된 올팜메론작목반을 운영하며, 메론 재배의 선구자 역할은 하고 있는 그는 장수에 메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책을 쓰기 시작해 오는 2015년에는 메론 지침서로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장수메론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 나무 1주에 2과 생산을 목표로, 내년에는 5000만원 소득을, 7~8년 뒤에는 억대소득을 올린다는 당찬 포부를 이루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또 메론의 불모지였던 장수에서 메론 수출의 길도 열겠다는 게 그의 꿈.

 

장수에서 제2의 인생은 살고 있다는 조씨는 "농업은 재배환경이 다른 만큼 지역적인 특성을 많이 받는다"며 "장수의 지형적·기후적인 특성을 잘 살리면 최고의 메론 생산지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메론 재배는 부부간의 노동력으로 2300~3300㎡(700~1000평)정도 할 수 있고, 큰 투자 안하고 1년차에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목"이라며 "귀농자들에게 메론이 새로운 소득작목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귀농 1년차에는 아는 사람이 없어 너무 외롭고 힘들었다"던 그는 "이제 그때를 잘 넘기고 나니 마을에서도, 같이 농사를 짓는 작목반에서도, 서로 협동하며 힘들어도 재밌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귀농을 하면서 집부터 지어야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면서 "먼저 농지를 구하고 자신에게 맞는 작목을 선택해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해 자리를 잡은 뒤 집은 지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농사는 어떠한 작목이든 준비기간이 2년은 필요하고, 어느 정도 소득을 올리기 까지는 3년이 걸린다"며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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