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데이' 의미 살려 즐기는 축제가 아닌 대한민국 역사 되길…
우리 나라에도 한복이라는 전통의상이 있는데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았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전주, 또 살고 있는 곳은 전주한옥마을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한옥, 한식, 한글, 한지, 한국음악으로 가득차 있다.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도시의 전주라는 곳에 우리옷 한복을 입을 수 있다면 한국속에서 “진짜 한국”을 만들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2012년, 전주한옥마을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다. 명절에도 입지않을 정도로 낯설어져 버린 한복이지만, 한국적인 곳 전주에서 ‘한복’은 당연한 것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12년 9월 22일 전주한옥마을에서 300명의 한복입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첫 번째 한복데이의 시작이었다. 2013년, ‘우리옷을 입은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진정성있는 말 한마디가 대한민국을 움직였다. 내가 아닌 타인에게 한복을 입히는 기획을 하게 되었다. 2013년 9월 28일은 1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우리옷을 입고 있었다.
2014년 10월 04일 대한민국에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전주를 넘어 전국에서 자발적인 사람들의 뜻이 모여. 부산, 울산, 대구, 대전 5개의 도시에서 한복데이를 하게 되었다. 너와 내가 각자 가지고 있는 한복을 꺼내어 입고 각 지역의 행사장으로 와서 즐기는 인원은 1만명이 넘었다. 이 날은 대한민국에 꽃이 피었다.
2015년 지금, 해가 거듭되고 참여자가 많아 질수록 더 큰 책임감이 들고 있다. 20대 위주의 참여자를 넘어서, 색동옷을 입은 아이부터 시집올 때 맞춘 한복을 입은 할머님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입을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한복을 제대로 올바르게 입기는 방법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다. 댕기머리로 곱게 머리를 땋고, 구두 대신 꽃신을 싣는 것처럼.
한복데이의 가치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다. 지역 청년들의 자발적인 도전, 시민들의 모금을 통한 예산확보, 지역의 색깔을 가진 콘텐츠, 관객이 주인공되는 축제의 재해석이 가능했다.
365일 중, 한복입는 하루 ‘한복데이’를 만들기 위해 100여명이 넘는 스텝과 자원봉사자의 땀과 노력이 있었고, 3개월 이상의 치열한 기획과정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신선한 아이디어가 아닌 한옥마을 주민들을 만나고,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를 함께 빛내주길 바라는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필요성을 전달하는 일이었다. 4년의 과정을 지나고 대한민국에 기적이 일어났다. 전주한옥마을을 한복 입기 위해서 찾아오는 관광지, 한복을 당연하게 입을 수 있는 도시가 되었다. 앞으로 한복데이가 바라는 바가 있다면, 축제가 아닌 대한민국의 역사가 되길 바란다. 즐거운 시간이 아닌 국민 모두가 자랑스러운 날이 되길 바란다. 의도된 것이 아닌 사람들의 뜻이 모여 더 큰 기적을 만들기 바란다. 참여 그 이상을 넘어, 개개인들이 모두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원래부터, 당신 것이고 우리 것이었다”라는 사실이다.
그동안, 누군가 해야만 하는 일에 도전하고, 누군가가 바라는 것을 이뤄낸 한복데이 기획단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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