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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꽃 - 김덕임

오십 년 전에

 

가시가 목에 걸렸다

 

지난 날 나를 따라다니던

 

긴 그림자

 

오랜 세월 그 가시

 

아무도 뽑을 수 없었다

 

하나님이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셨다

 

오늘 평생 목에 걸린

 

그 가시를 하나 뽑았다

 

벚꽃이 하얗게 피어나던

 

2013년 4월 14일

 

내 나이 예순 일곱에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서산의 붉은 노을이

 

꽃다발 들고

 

나에게 걸어오고 있다

 

△수목원에서 조각자나무를 본 적이 있다. 커다랗고 굵은 가시가 얼마나 아플까 생각하다가, 이 나무는 왜 가시를 달고 사는가 생각하다가, 대체 이 나무는 꽃은 필 줄 아는가 생각하다가. 꽃 피면 반드시 와서 꼭 안아주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 후 여러 번 수목원에 가서 다시 보았지만, 아직도 그 조각자나무가 꽃 피는 때를 맞추지 못하고 매년 다음 해로 미루었다. 올해도 꼭 조각자나무에 꽃 피면 안아줘야지 생각하다가 이 시를 읽었다. 긴 그림자를 달고 다니던 날들, 마음에 아픈 가시를 이렇게 승화시키다니 참 훌륭하다. 배우는 때를 놓친 것은 아팠지만 후회할 일은 아니다. 단지 깨달음이 늦을까 마음이 급해지는 것이다. ‘장하십니다’ 노을이 온통 시인을 위해 응원한다. 김제 김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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