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청년 이슈 발굴
지역 청년들을 건강하게
지역에서 살 수 있게해야
이사 준비. 그것은 집안 구석구석에 무심코 쌓아온 시간을 정리하는 일 같다. 계약일 이후로 사용할 일 없었던 인감도장, 잃어버린 노트와 책, 사진집까지 찾지 못해 전전긍긍했던 것들이 모두 돌아왔다. 어딘가 숨겨두었을 것이라 굳게 믿었던 비상금 빼고는.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한 권의 책이었다. 전북대학교 강준만 교수의 <청년이여, 정당으로 쳐들어 가라!> 다. 책이 나왔던 2015년에는 “그래 청년이라면 정당으로 쳐들어가야지”라고 느껴졌던 이 책이 2018년 현재는 다르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동안 청년은 정당으로 쳐들어갔던가?” 청년이여,>
<청년이여, 정당으로 쳐들어 가라!> 에서는 말한다. 기성세대 혹은 정치인들이 정치혐오를 만들어 청년세대가 정치에 관심이 없게 만든다고. 하지만 청년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그들이 사는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청년들에게 정치 출마를 권하는 건가? 그렇지 않다. 그저 청년들에게 정치에 대한 작은 관심과 행동을 권하는 책이다. 청년이여,>
다시 현재로 돌아와 보자. 청년들은 여전하면서도, 여전하지 않다. 정당정치란 정년들에게 아무래도 ‘노잼(=재미가 없음)’이다. 대신에 인터넷 커뮤니티라는 그들만의 정당이 더욱 세분화되었고, 이제는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과거에도 인터넷 커뮤니티는 있었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서 ‘정치’나 ‘이슈’에 관한 언급은 금기시되었다. 반면에 최근의 커뮤니티는 앞장서서 이슈를 생산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한다. 시민단체나 정당처럼 전문적으로 이슈를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청년들에게 부담이 없는 선에서 정치활동을 이어가게 만드는 것이다. 그들의 첫 번째 목적은 ‘관심사’에 대한 공유지만, 정치 역시 자신들의 관심사에서 멀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 현재의 청년 정치 지형은 조금 달라졌다. 2015년에 사는 청년이 토익과 자소서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면, 2018년은 짬을 내서라도 작은 관심을 갖는다. 촛불을 들어 정권을 바꾸었다는 사회적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작은 승리의 경험’이라고 부른다.
작은 승리의 경험은 청년들로 하여금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부조리를 외치게 만들었다. 지지하는 정당과 정치인이라도 공정성의 문제가 있으면 반기를 든다. 미투 운동을 발화하고, 응원하고, 부딪히는 과정들 역시 커뮤니티라는 청년세대들의 움직임이 중심이 되었다. 그들의 외침대로 세상이 변했는지, 아니면 그들 자신이 망가지는 것인지는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가만히 있지 않으니까, 무언가는 변했다.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온라인 중심의 소속감이 현실까지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껏해야 서울에 가면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줄까 내심 기대를 할 뿐이다.
청년을 위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기성 정치인들의 외침이 유독 큰 요즘이다. 지역에 일자리와 쇼핑센터처럼 돈을 벌고, 쓰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한다. 하지만 ‘청년이슈를 얼마나 많이 발굴할 수 있는가’도 중요하다. 그것이 지역 청년들을 건강하게 지역에서 살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할 거리만 던질 수 있면, 또 지역이 바뀔 소지가 있다면 청년들은 정당을 만들어서라도 쳐들어 갈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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