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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그 길 - 이희정

고향 떠난 사람에겐

산록의 푸르름도 아픔이다

 

눈을 감으면 가득하고

눈을 뜨면 모두가 고향

 

어릴 적 걷던 오솔길도

보리피리 불던 언덕배기도

 

지금은 없어진

눈 감아야 보이는 것들

 

아득히 깊어지는 어둠 속으로

아픔만 남기고 사라진

 

눈 감아야 보이는

어릴 적 걷던 그 길

 

 

▲고향이란 낱말만 들어도 짜릿짜릿한 전율이 온몸을 휘돈다. 탱자나무 울타리가 있고, 그리움을 손톱에 물들이는 봉선화 꽃과, 저녁이면 환하게 얼굴을 내미는 분꽃. 그 푸르름에 젖어 들면 집 앞 시냇물 소리가 들려왔다. 오솔길과 언덕배기 고갯길도 아픔으로 다가오는 “그 길”이 사무치도록 그립다. 나이가 들면 새록새록 고향이 활동사진처럼 가물거린다. 차라리 눈을 감아야 환하게 보인다. 냉이꽃 봄까치꽃 꽃망울 터질 때마다 시인은 시를 꽃피우고 있을 것이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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