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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무엇을 위한 내란 프레임인가?

김연근 전 전북도의원

 

김연근 전 전북도의원

나는 선거를 몇 차례 치러본 사람이다. 직접 후보로 나서기도 했고 옆에서 도와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 그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전북은 예부터 민주당 텃밭이어서 당내 경선이 본선보다 중요한 지역이다. 같은 당원으로서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끼리 치르는 것이 당내 경선이다. 그런데 지금 전북도지사 선거에서 금도를 넘어선 경악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자당 유력 후보를 향해 ‘내란 동조 세력’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12.3 계엄이 온 나라를 휩쓸고 간 지 1년여가 지났다. 지난해 9월 행정안전부는 자체 조사를 통해 대구, 대전, 부산, 전북을 표본 점검해 ‘특이사항 없음’으로 종결처리했다. 그런데 경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갑자기 ‘내란동조’ 프레임을 씌우는 이유가 뭘까?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가 성명에서 밝힌 것처럼 ‘정책 경쟁을 회피하고 정치적 이득을 노리는 전략’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계엄 선포 당시 김관영 지사는 의혹을 제기한 해당 의원에게 전화해 “빨리 국회로 달려가서 계엄 해제를 의결해야 한다”고 긴급하게 부탁까지 했다고 한다. 12월 4일 자정 경에 개최한 간부회의 자리에서는 “계엄과 끝까지 싸울 것이니 도민들을 잘 다독여달라”는 당부의 말도 했다. 이는 회의에 참석한 간부가 행안부 조사에서 직접 진술한 내용이다. ‘청사 폐쇄’도 일상적인 수준의 ‘야간 출입통제’였다. 김 지사는 청사로 달려오는 도중 언론사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계엄은 도저히 납득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며 계엄 반대를 분명히 밝혔다. 전국 단체장 가운데 그 시각에 공식적으로 계엄 반대 인터뷰를 한 사람은 김관영 지사가 유일하다. 만일 계엄이 성공했더라면 김 지사는 가장 먼저 숙청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긴급하게 작성된 내부 문건의 몇몇 단어를 꼬투리 잡아 ‘내란 방조’니 ‘계엄 행정’이니 하는 짜맞추기식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도청의 해당 부서는 처음 맞는 황당한 계엄 사태 앞에서 만약에 대비한 나름의 선제조치를 취한 것뿐이다. 35사단 동향을 알아야 도민을 보호할 수 있고, 예산 의결을 앞둔 시점이니 만일에 대비한 차선의 방안을 검토한 것이다. 이러한 조치를 내란 동조로 몰아가는 것은 견강부회이자 아전인수격인 해석이다. 내란 동조라는 프레임을 짜놓고 거기에 맞는 단어만 추려낸 것에 불과하다.

180만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도지사의 첫 번째 책무이다. 긴박한 상황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계엄군이 쳐들어온다면 ‘옥쇄’의 각오까지 하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천명한 도지사를 내란 동조로 몰아세우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내란 프레임의 최대 피해자는 도민들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타운홀 미팅에서 ‘동학의 후예’ 전북도민을 매우 존경한다고 추켜세웠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내란의 고장으로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 돼버렸다. 아무리 이기는 것이 선거의 목적이라지만, 상대방의 진의를 왜곡하고 2만여 공무원의 인격을 말살하면서까지 권력을 거머쥐려고 하는 것은 금도를 넘어서는 일이다.

지금 전북은 현대차 9조원 투자, 현대로템 3천억 투자로 모처럼의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마음 한뜻으로 미래를 향해 달려가도 모자랄 판에, 오직 이기겠다는 욕심 하나로 거짓 프레임을 씌워 지역을 구렁텅이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선거는 짧지만 전북이 갈 길은 멀다. 지금이라도 선의의 정책 경쟁으로 전북의 살 길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도민들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점이다.     

김연근 전 전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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